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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

세상에는 없다

by 뜰에바다

(질문 하나 해도 되나요? 삶은 무엇일까요? 계란. 질문 하나 더 할게요. 형과 아우가 싸웠는데 사람들이 다 아우가 옳다고, 아우 편만 들었어요. 이런 상황을 뭐라고 할까요? '형 편 없는 세상'. 오늘 '형편없는 세상, 사람이 만족할 수 없는 세상' 이야기 좀 하려고요)


세상에는 표류하는 사람이 있고, 항해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 탓 혹은 내 탓이 아니라, 태생적이라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항해하는 사람은 인생의 목표가 분명한 GPS를 가졌음이요, 표류하는 사람은 아직 그것을 갖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1908~1970)가 '욕구 단계이론'을 창안하고, 사람의 욕구를 크게 '결핍 욕구'와 '성장 욕구'로 나누었다.

결핍 욕구부족할 때만 생기는 것이다.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사회적(소속감) 욕구, 존경 욕구가 거기에 속한다. 사람은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배고프고 목마르며 불행하다. 대신 충족되면 결핍 욕구는 더 이상 강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성장 욕구는 결핍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잠재력을 실현하고자 하려는 욕구이다. 이 욕구는 충족되더라도 끝나지 않고, 오히려 더 확장한다. '자아실현 욕구'가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핍 욕구가 있을 동안에는 절대 작동하지 않는 욕구라고 한다.


매슬로가 밝힌 대로, 사람은 끊임없이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욕구와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다.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며 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은 끊임없는 욕구와 욕망에 사로잡혀 있어서, 스스로 만족하고 살기엔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또한 세상은 사람에게 결코 만족을 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욱이 그것은 첨단 문명이나 과학, 의술과도 비례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 GPS, 스마트폰, AI 등장으로 21세기 현재는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지금 인류는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 살고 있다. 그럼에도 풍요로운 문명의 정상에서 태어나, 자라고 누리고 사는 요즘 Z세대를 일컬어 N포세대라고 하지 않는가? 또 다른 목마름이 그들을 무력감에 빠뜨린 것이다. 결혼도, 친구도, 애인도, 직장도 안 가지는 세대라니.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까지 포기하다니.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누리고 사는 세상 이면에 또 다른 부족함과 목마름이 존재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세상은 어떤가? 만족한가?


지난 25년 9월 3일, 중국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 참여한,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천안문 망루로 이동하면서 대화했다. 그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불로장생 대화'가 9월 내내 전 세계에 회자했다. 둘은 동갑내기 만 72세로서 푸틴은 20년, 시진핑은 12년 동안 각각 최고의 한 공산국가를 집권했다. 그럼에도 그들의 관심사에 '불로장생'이 있었다.

푸틴, "생명공학이 발달하면 인간의 장기는 계속 이식할 수 있고, 점점 더 젊게 살 수 있고, 심지어 불로장생도 가능할 것입니다."
시진핑, "어떤 사람들은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살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진실로, 세상에는 '목마름 없는 완전한 만족'이란 없다. 인생에 GPS를 달아준 예수만이 그 해답이다. 예수는 말한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요 4:14)

"나는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너희에게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요 14:27)


그래서일까? 인본주의 심리학의 문을 연, 위의 매슬로는 죽기 1년 전에 자기의 욕구 단계이론 중 성장 욕구에 '자아 초월(Self-Transcendence) 욕구'를 추가했다. 인생을 다 산 후에, 사람에게는 자기를 넘어서 타인, 공동체, 우주, 신에게 헌신하고자 하는 최고의 욕구가 있다고 고백한 것이다.

지금 눈을 감아보라. 내비게이션 없이 혼자 가면 길을 잃는다. 예수 없는 인생도 길을 잃고 표류한다. 나에게 목마르지 않은 물을 제공하는 예수, 나와 인류에게 진짜 평화를 주는 예수, 그 손을 잡아라. 가슴에 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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