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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소년 Apr 25. 2024

산골 축사 전 국민 공개수업

나 19살 토익만점 글로벌 자율주행 AI 팀장

 농부 수업으로 수확한 첫 수박!


산골 축사의 아침은 집 주위 아름드리나무에서의 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과 눈부신 아침 햇살로부터 시작되지요.


산골의 아침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라 선뜻 이불을 떨치고 일어서기가 쉽진 않지만, 꿈소아내는 아침 준비를 위해 일어나 주방으로 향합니다.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면 아이들은 그제야 깨어나 눈을 비비며 조금씩 종알거리기 시작하지요. 드디어 산골의 아침 루틴이 열리는 순간이에요.


웬만한 세상 아이들이라면 다 간다는 유치원과 학원을 경험하지 못한 유빈이 휘성이에게 이렇다 할 정규 수업은 없지만, 오늘은 1교시부터 3교시까지의 수업을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해요. 산골 축사 특별 공개 수업이라 할 수 있겠네요.^^



1교시 수업은 농사


감자에 싹이 터서 못 먹는 씨감자!   따라 하면 농사 폭망하지요 ^^


지금은 이른 봄날이에요. 일 년 농사를 위해 할 일이 무척 많은 시기랍니다.

그래서 1교시는 ‘농사’ 수업을 하기로 했어요. 아침부터 힘을 많이 써야 하니 아침밥을 잘 먹어야겠죠?


아침 식사를 하려면 큰 모험을 하나 해야 한답니다. 암탉 5마리와 수탉이 있는데 이 수탉이 골리앗처럼 큰 데다 힘이 어찌나 센지 꿈소도 살짝 위협을 느끼지요. 한 번씩 아이들을 향해 돌진할 때면 식은땀이 날 만큼 오싹해요. 산골이 정글인 줄 알겠네요.


이런 작전을 통해 구해온 갓 낳은 싱싱한 달걀로 만든 계란말이에다 어제 텃밭에서 캔 냉이를 듬뿍 넣은 된장국으로 아침 밥상을 단출하게 차리면 조잘대던 아이들도 밥 먹느라 조용해지네요.


자,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이제는 아이들이 농부로 변신해야 할 때예요. 유빈이 휘성이 어때요? 복장만큼은 완벽한 프로 농부 아닌가요? 훌륭한 농부가 되려면 기본자세가 제일 중요하지요. 그런데 농부 학생들은 멋있게 수업 준비를 다 잘한 것 같은데 꿈소 선생님이 좀 문제네요.


꿈소가 약간 평범을 벗어나는 사람이라 성격이 많이 안 좋아요. 선임병들이 합리적이지 않은 일을 많이 시키는데 고분고분 말을 잘 안 듣고 말대꾸를 많이 하다 군대 시절 가혹 행위를 겪어 허리에 심한 후유증이 있어요. 지금 군대는 많이 좋아졌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농부 선생님으로서는 여러모로 자격 미달이지만 그래도 두 제자는 제가 최고의 농부로 알고 있으니 오늘도 수업 잘해볼게요.^^


수업하기 전에 호미나 삽으로 깊숙이 흙을 뒤집어 가면서 밭을 갈고 갈퀴로 마른 나뭇잎들도 걷어 내야 하는데 퇴비도 주지 않고 예전에 농사지은 땅에다 살짝 흙만 일구어 게으른 감자심기 수업을 준비했어요. 감자도 씨감자를 준비해야 하는데 구하지 못해서 감자를 오래 두어 20~40㎝ 싹이 자란 것을 대신 심었어요.


오잉? 이렇게 해서 농사를 짓겠다고요? 과연 감자가 자라기는 할까요?

이렇게 궁금한 분들 많으시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해 농사는 당연히 대흉작이었어요.


농사라고는 꿈소 부모님이 텃밭 가꾸는 것 어깨너머로 본 게 전부인 경험 부족 왕초보인 데다 부실한 몸과 힘으로 밭 고르기도 부족했고 거름도 충분치 않았으니 농사가 잘 될 리 없었죠. 그날의 수업으로 심은 감자가 여름이 되어 수확할 때 씨감자 한 개에 계란만 한 크기 한 개 정도씩 수확한 것 같아요. ㅋㅋ


하지만 아이들이 식물도감과 책에서 읽었던 감자의 생육과정을, 직접 눈으로 비교해 가며 감자를 심고 물을 주고 식물이 자라는 모든 과정을 체험한 최고의 수업이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유빈이 휘성이가 열심히 땀 흘려가며 농사의 기본인 땅을 사랑하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법을 배웠으니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요?



2교시 수업은 계곡 아쿠아리움 만들기


산골 계곡에서 아쿠아리움 만들기


산골 주변에는 다양한 곤충이 살고 있는 볼거리들이 많아요. 그중에서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곳은 계곡이에요. 그곳에서는 조금만 따뜻한 날씨에도 신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거든요. 얼음장처럼 시원한 계곡물에서 물장구치며 놀다 보면 금세 시간이 지나가 버리지요.


물놀이가 끝나고 나면 1급수에만 사는 가재와 도롱뇽을 채집해서 ‘야외 수족관 만들기’가 오늘의 2교시 수업이에요.


유빈이와 휘성이는 곤충도감과 식물도감을 수십 번 반복해서 보았기 때문에 곤충마다의 특징을 아주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오늘의 2교시는 수업이 아니라 최고의 놀이가 되었어요. 사실 산골에서는 눈뜨고 눈 감을 때까지 모두가 놀이지만요.


이렇게 신나게 놀다 보면 하루 시간이 언제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해가 훌쩍 한강 너머 하남의 수평선으로 넘어갈 때가 된답니다. 오늘의 2교시 수업 시간은 아이들 맘대로 이렇게나 길어져 버렸네요. 이제 2교시 아쿠아리움 만들기 수업이 끝났으니 집 안으로 들어가 슬슬 3교시 수업을 준비해야겠네요.


휴우~ 꿈소의 체력이 고갈되는 소리가 들려요. 유빈이 휘성이는 아직도 기운이 펄펄한데 말이죠.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3교시를 위해서 새롭게 기운을 충전해두어야겠어요.


 

3교시 수업은 책 읽기



 아침에 입었던 옷들은 모두 벗어던지고 욕조에 또다시 풍덩 들어가서 신나게 물놀이하면서 깨끗이 씻어요. 뽀송뽀송한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이제부터 책 읽기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요.


산골은 저녁이 일찍 찾아와 밤이 무척 길어요. 아이들은 3교시 수업도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요. 아이들에게 책은 마치 마법의 세상처럼 느껴진답니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가 되어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마구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거든요. 책을 읽는 동안에는 세상 어느 곳이든 갈 수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마음껏  할 수 있어요.


오늘의 3교시 수업은 언제 끝나게 될까요? 아마도 아이들 두 눈이 졸음으로 깜빡거릴 때까지겠지요.

수업이 길어져 부득이 오늘의 수업, 드디어 ‘끄읕!’입니다.




꿈의 씨를 뿌려라  
내 주변  
모두에게 뿌려라    
꿈의 씨는  절망, 고통, 어둠을 먹는다   
 
꿈은 자라 희망의 열매를 가져다 줄 것이다.    


 -  꿈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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