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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ther time 자축인묘 Aug 08. 2024

공포의 국어시간

그래도 그때가 그립습니다~~~

공포의 국어시간


 첫 시간  도덕시간이 끝나자 맨 앞줄 종현이를 시작으로 성철이, 승기, 명기 할 것 없이 줄줄이 책상 위에 머리를 묻어 버렸다.

쉬는 시간 쪽잠 (NO1 디자인 큐레이션 커머스 네이버 블로그 인용)

진 기영 선생님의 도덕 시간은 그야말로 자장가가 따로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따르릉'  종소리가 울리며  꿀맛 같은 쉬는 시간 10분이 지나갔다.

   

몇몇 책상 위에는 끈적끈적한 액체가 있어 손 소매로 닦는 일이 종종 있었다. 승기도 빠지질 않았다.

승기도 휴지가 없어 손 소매로 문지르며 시큼한 아밀라제향이 나는 침을 쓱 닦아 버렸다.

   



 다음 시간은 공포의 국어시간...


김 장전 선생님은 성격이 특이했다.

공책은 반드시 반으로 접어야 두권  것을 한 권으로 쓸 수 있다 하셨고 항상 수업 시간에 책상 위에 볼펜을 든 손이 있어야 했었다그만큼 중요한 내용은 듣는 순간 받아 적어야 된다고 강조하셨다.

만약 책상 위에 손이 안 보일 때는 바로 호출 명령이 떨어지고 이빨을 꽉 깨물고 공포의 펀치가 아구(통)를 강타하는 것은 당연 지사였다.


잠시 후 교실 앞문 상단 유리에 꼬불꼬불한 고수머리 한 올이 움직이는 것이 포착되었다.   

반 전체는 순간 급 조용해지고 왠지 모를 전운이 감돌았다.


모두들 두려움에 떨며 오늘 날짜가 며칠이고 주번이 누구이며 반장인 재성이는 어디에 앉는지가 그날의 최고의 관심사였다. 왜냐하면 국어시간에는 특히 오늘같이 질문하겠다고 날짜를 박아놓고 하는 수업시간은 공포 그 자체였다.

세명 전후좌우로는 그날 죽음이라보면 맞을 것이었다. 

오십명 중에 세 명을 뺀 마흔 일곱명이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앞줄에 은 재한이는 그래도 공부를 좀 하는 편인데도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교단에 오른 김 장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어 전부 오늘이 뭔 날인지 알지?”     


그 소릴 듣는 순간 영덕이는 심장이 멈추는 것을 느꼈다

김 장전 선생님과 눈이 마주친 거였다 순간 영덕이는 자기도 모르게 눈동자를 밑으로 깔아 버렸다.     

어느 누구도 그 상황에서 이런 행동이 나오는 걸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수길이의 오른뺨이 일주일 동안 부어 있는 이유가 이것이었다. 다행히 영덕이는 위기를 모면했다.     


선생님은 뒷벽 거울 옆의 달력을 보기 시작했다     

순간 반장인 재성이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pexels-pixabay-273153 인용

“어 오늘이 17일이니까 18번!”


18번은 용수였다 용수는 내일이 18일인데 왜 오늘? 용수의 몸 전체가 난 억울합니다를  표현하며 교탁 앞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최대한 천천히 다가섰다.

오늘같이 날짜를 지정하고 물어보는 날은 앞으로 나와서 대답을 해야만 되었다.


17번인 홍철이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용수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김 장전 선생님은 용수가 앞에 서자마자    

  

“은유법이 뭐야?”     

뜨끔한 용수는

“제가 다른 것은 다 외웠는데 이거는~” 하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 그래?... 그럼 직유법이 뭐야?”

용수가 멋 적은 얼굴로 “직유법은 직유법은~~~”     

“그래 직유법은 뭐! ”하시며 김 장전 선생님은 용수를 금방이라도 어떻게 할 것처럼 채근하셨다   

  

용수는

“사실 어제 깜박하고 잠이 들어 국어 공부를 못 했습니다 선생님~”     

교실 안은 마치 무중력 상태의 우주 공간처럼 고요했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그런 상태가 되어 버렸다     

홍철이는 더더욱 미안해서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어 책상만 연신 바라볼 뿐이었다.

 

출석부 (SM3 & SM4 네이버 카페 인용)

“일루 와 일루 와 어엉~~내가 몇 번을 얘기했어 엇 그제 어엉?!”     

“오늘”하며 출석부로 용수의 머리를 내리치며

"내가"하며 한번 더 내려치시고

“물어” 세 번째 내려치시며

“본다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 내려치시며

“했어 안 했어! 어엉~~”     

용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고 있었다.   

  

“들어가!”

김 장전 선생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 .    

 

“어이 반장!!”

순간 재성이는 눈앞이 캄캄했다 .   


“예?!“ 하며 재성이는 일어섰다     

“니가 해봐”

재성이도 어제는 광수랑 자두 서리를 갔다 와서 도통 알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은유법이 뭐야?”     

“어~~어~~ 원관념이 원관념이,,,”     

“원관념이 뭐? 원관념이 뭐!!!

김 장전 선생님의 닦달은 설령 알아도 주눅이 들어  대답을 까먹을  정도였다.    


“이거 이거 반장이 이 모양이니... 엎드려!”

재성이가 교단 옆에 엎드리자마자 당구 큐대가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평소에는 몇 대씩 때린다고 예고를 했지만 오늘은 예고 없이 무한대로 내리 치셨다.     

공포의 순간은 다음 타자가 누굴까 보다

저러다 재성이가 죽을 것 같다는 무서움이 온 교실을 뒤덮었다.    

어느 정도 맷집으로 단련된 재성이도

날은 너무 아파 눈물을 보였다.     


어느 정도 타작이 끝났을 때      

“들어가!” 하시며 재성이를 자리에 보냈다     

“느들 담 주에 이거 다시 물어봐서 대답 못하면 그땐 들 알지?”

거의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수업시간 50분 중 반 이상의 시간이 이렇게 흘러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원의 종소리가 들리며

길고 길었던 공포의 국어시간.... 반 전체 아이들이 감사함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반장인 재성이가 차렷 하자

“됐어! 담주 또 물어본다!!!” 하시며 김 장전 선생님은 교실 문을 나가셨다.   


오늘 17일 17번인 홍철이는 억울하게(?) 사랑의 매를 피할 수 없었던 18번 용수에게 미안하다 하며

끝나고 매점에서 150원짜리 끓인 라면 사준다며 위로 했고

반장인 재성이 주위에는 수철이, 영도, 광수, 진성이 등이 괜찮냐고 물어보며 미안한 얼굴로 재성이를 쳐다보았다.  


 재성은 물론 반 친구 모두는 이것을 채벌로 느끼는 친구가 아무도 없었다...


선생님은 스승님이라 그림자도 밟을 수 없고 그야말로 존경의 최상단에 계시는 분이기 때문일 것이리라...

잘못을 했으므로 그만한 대가를 치른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때였다...

     

광수가 한마디 더 하며

재성아!!! 그래두 어제 자두는 왔다였지???”     

pexels-greta-hoffman-9705823 인용

“그럼!! 자두가 젤루 맛있지!!!! 흐흐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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