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 살면서

'천사'의 사춘기

by 달빛여우



신이 '선물'로 주신 아이라고 생각했다.


첫울음부터 순한 아이.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엄마를 작은 손으로 쓰다듬던 다정함.


잠든 얼굴을 보면 ‘천사’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그런 아이가 사춘기를 맞았다.


처음엔 남일이라 여겼다.


주변 엄마들의 한숨 섞인 푸념을 들을 때마다 '우리 애는 괜찮을 거야.'라며 웃어넘겼다.


그러나 웬걸, 아이의 변화는 벼락처럼 왔다.


문을 걸어 잠그고 내뱉는 냉소 섞인 말들.


“왜 나만 통제하려 드냐”는 울분에 찬 항변.


그 아이를 보며 ‘악귀가 씌었나’ 싶을 만큼 당황했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그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를 상처 내며 지냈다.


그러다 고2가 되어서야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다시 책상 앞에 앉는 모습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이제는 조용함이 오히려 불안하다.


방 안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려도, 의자에 앉아 멍 때리는 뒷모습을 봐도 ‘혹시 무슨 생각 중일까’ 마음 졸인다.


사춘기의 격랑이 가라앉은 자리엔 고요함만 남았는데, 그 고요 속에 숨은 아이의 진짜 마음을 읽지 못할까 봐 두렵다.


오늘도 방문을 살짝 두드린다.


“원아, 저녁 먹어야지.”


대답 없는 문 너머를 바라보다 어쩔 수 없이 나만의 방법을 찾는다.





요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