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인생 리와인드
난 딸을 낳으면 당연히 남편은 자동으로 딸바보가 되는 줄 알았다.
우리 아빠가 표현이 서툰 양반이라
내 남편은 딸에게 좀 내가 못가져본 딸바보 아빠가 되서
대리 만족을 느꼈으면 했던 거 같다.
보기 너무 므흣하지 않은가.
애교 피는 딸에게 모든 게 무장해제되는
“딸바보 아빠”
남편이 나랑 워낙 죽이 잘 맞고 둘이 있으면 24시간 너무 재미있는 우리라
나와 성격이 판박이인 딸에게 당연 딸바보 아빠가 되어줄 줄 알았던 남편은
어처구니 없게도 지금 딱 “딸과 상극”.
남편과 딸과의 대화는 늘 불편한 정적으로 끝이 난다.
나에게는 늘 그렇게 너그러운 사람이
딸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힘들단다.
왤까 생각해봤다.
그리고 자주 불편했던 딸과의 대화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깨달았다.
딸은 다듬어지지 않은 나였던 것.
거기에 캐나다에서 태어나 캐나다 아이들과 사귀고 한국말도 못하니 그 간극은 덤.
그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때론 누군가를 많이 힘들게 했겠구나가 딸을 통해 보였다.
그래서 남편한테 그랬다.
"내가 좀 다듬어 지고 나서
그리고 머릿속은 한국사람으로 당신을 만나
다행이다"라고.
자식을 낳아 키우면 인생을 다시 사는 것이라더니
과연 맞는 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