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구씨 Sep 19. 2024

 평범한 사람들의 노후

 노후를 생각하면 불안합니다.   


나는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성격이다. 타고난 성격이 그렇다. 같은 일을 두고도 남보다 2-3배 걱정하고 불안에 떤다.(정말이지 피곤한 성격임.) 모든 일에 그러니 당연히 ‘노후대비’에 있어서도 남보다 더 걱정하고 불안에 떤다. 남들은 다 잘하고 있는 것 같고, 나만 이모양으로 지내는 것 같아서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이 모양? 그건 어떤 모양인가? 대한민국 평균연봉자인 나는 대출로 내 집 마련을 하고(한마디로 영끌러란 말씀. 흑흑),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 하나를 키우며 대한민국 평균연봉자인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다. 남편이 나나 대기업연봉을 받는 사람이 아닌 말 그대로 평균연봉을 받는 월급쟁이다. 나이는 들어가고 노후준비는 해야 할 것 같은데 대출금을 갚고, 아이 보육비와 교육비를 지출하고 나면 남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 꼭 필요한 경조사비를 지출하고, 생활의 윤기를 더할 무언가를 소비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생활비는 동이 난다.


이런 싸이클로 살아갈 수 없다! 이제는 바뀌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유튜브로 재테크 유튜버들을 시청한다. 부읽남, 김작가 TV, 김경필머니트레이너 등의 이야기를 듣는다. 다 맞는 말이라 귀에 쏙쏙 박힌다. ‘월급의 70%를 저축하라’. 그래 맞아 일단은 절약이지 라는 마음에 다시 수입과 지출을 기록해 본다. 지출을 줄일 곳을 찾아보지만 현재 내 기준엔 줄일 것이 없어 보인다. 더 줄이면 말 그대로 ‘왜 사냐건 웃지요’ 할 수밖에 없다. 나는 70%는커녕 10%도 겨우 저축하는데 그럼 나는 노후파산을 맞이해야 하나? 정말 이번 생엔 망한 거?라는 자조적인 말을 독백으로 외치며 침울한 마음을 삼키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나만 그런 걸까? 명품은 남의 나라 이야기고, 옷을 살 때도 자라 세일 시기에 맞춰 수십 번을 고민하고 사는데 왜 이렇게 생활은 빠듯한 것일까? 이런 빠듯함 속에서는 노후대비를 할 방법은 없는 걸까? 당장은 아니지만 빚을 좀 갚고, 아이를 독립시키고 난 뒤 제대로 노후대비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왔을 때 부랴부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작은 준비라도 해둘 방법은 없는 걸까? 재테크 유튜버들의 이야기와 노후대비 책을 읽으면 지금 당장 월급의 몇%를 저축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지 않나? 정답은 알지만 그대로 실천할 수 없는 사람도 있는데....


노후대비에 관심이 생기고 여러 책을 찾아보았다. 재테크 책에서 나오는 비율로 노후대비를 하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내게는 대출금과 보육비라는 반드시 지불해야 할 비용 앞에서 절대 정답에 맞는 비율로 투자할 수가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럼 나는 어차피 안되니까 남은 인생 YOLO 하다 그냥 GOLO 가버릴까 하는 과격한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어쨌든 주어진 인생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지 않는가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라는 마인드를 장착하고 노후대비에 대해 다시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노후대비 ‘돈’만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요소도 중요한 것들이 많은데 너무 ‘돈’에만 포커스를 두고 있는 건 아닌가? 다른 요소도 준비를 해두어야 행복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 내가 마련할 수 있는 작은 여유자금으로 ‘돈’의 방향성을 정해두고 나머지 요소들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하는 결론에 도달했다. 정리하면 노후대비의 요소에는 ‘돈’만 있는 게 아니니까, 적은 돈으로 방향성만 잡아두어 불안을 덜고(추후에 월급이 오르거나 아이가 독립했다거나 하는 시기에는 액수 늘리기), 나머지 시간과 품을 들여할 수 있는 노후대비를 하면서 노후대비에 분산투자(?)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얼굴이 바뀌면 좋은 운이 온다>의 저자 김승호는 운명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운명의 가닥수를 늘리라는 말을 한다. 운명의 가닥이 하나일 때보다 여러 가닥일 때 하나가 좋지 못해도 나머지 것들로 인해서 좋은 운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한다. 우리도 행복한 노후대비를 위해서 노후대비의 가닥수를 늘려 행복한 노후생활을 할 바탕을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노후대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노후대비의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바라는 노후가 꼭 해외여행을 가고 골프를 치고, 벤츠를 타고 다니며, 비싼 건강검진을 받는 부유한 모습은 아니지 않은가. 평범한 삶- 알뜰살뜰 살면서 약간은 부족하지만 궁하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는 - 그 와중에 내 취미와 마음에 윤기를 더해줄 약간의 소비를 할 수 있는 정도의 ‘평범한’ 노후를 바라고 있지 않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