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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구씨 Sep 25. 2024

현실 속 평범한 사람들의 노후생활

 '주변 5인의 평균이 곧 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착안해 평범한 내 지인들의 노후를 살펴보면서 평범한 사람의 노후는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아주 잘 살거나 너무 극단적으로 가난하신 지인을 제외하고 중간으로 보이는 분들을 골라 정리해보았다.      




1. H여사(60대, 빚 없는 자가 1채, 남편 연금 : 250, 국민연금 20, 손주돌봄월급 : 90)     


  공무원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아이 셋을 키웠다. 공무원 외벌이다 보니 버는 돈이 적어 절약하고 또 절약하며 살았다. 다행스럽게 아이들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그 뒤부터 돈이 생기면 빚을 갚았다. 남편 퇴직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했다. 빚은 없는 상태이나 남편 연금으로 건강보험료와 지인 경조사비를 부담하면 생활비가 부족하다. 손주를 돌봐주고 월급을 받고 있다.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고 남는 돈은 적금을 들어둔다. 미래를 대비한다는 기분이 좋다. 

  좋은 집은 아니지만 살집이 있고, 경조사비 지출이 줄고나면 넉넉하진 않겠지만 남편 연금으로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고 살고 싶다. 생활비가 모자라면 주택연금을 받아 살아갈 생각이다. 

  평일에는 성당미사, 손녀돌보기, 걷기 운동을 하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신다. 주말에는 성당 미사 후 매주 만나는 멤버들과 지나간 이야기들을 하면서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집에 돌아온다. 일주일이 짧은 나날들이다.




2. A여사(70대, 빚없는 자가 1채, 남편연금 : 120, 노령연금 : 40, 손주돌봄 월급 : 40, 금융자산 : n억)     


 남편은 제조업 공장에서 일을 했다. 근면성실한 사람이라 정년퇴직을 할 수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 남편이 벌어다 준 돈을 아끼고 또 아껴서 생활했다. 아이 둘을 공부시키려면 방법이 없었다. 다행스럽게 아이들은 대학 졸업 후 독립을 했다. 이후에 월급은 모두 저축했다.     

 A여사와 남편은 기본 생활에 절약이 베어있어 생활하는 데 돈이 크게 들지 않는다. 적은 연금이지만 반 이상 저축하고 있다. 남편은 취미로 파지를 줍고, A여사는 평일에 근처 사는 딸아이 집에가 손주들 밥을 챙겨주고 용돈을 받는다. 취미생활로는 새마을금고에서 하는 노래교실과 요가를 들으러 다닌다. 가끔 친구를 만나 커피를 마신다. 이렇게만 보내도 일주일이 금세 지나간다.




3. J여사(60대, 빚없는 자가 1채, 자영업 가게 수입 : 100~250, 금융자산 : n천만원)     


  회사에 다니던 남편이 어느날 사업을 해보겠다고 했다. PC방이 한창 성행하던 때였고, 남편은 큰 상가를 얻어 컴퓨터를 수십대를 놓고 PC방을 시작했다. 내 눈에 잘 되는 것 같고 흥할 때는 내리막길 직전이라는 것을 몰랐다. PC방은 장사가 되지 않았다. 월세, 인테리어비, 설비비 등을 빚으로 고스란히 떠앉고 폐업을 했다. 아이들은 어렸다. 2학년 유치원생 하나. 먹고 살려면 방법이 없었다. 학교 앞에서 간식 포장마차를 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분식집을 거쳐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을 했다. 돌이켜보면 참 깜깜한 세월이지만 그 세월 덕분에 어쨌든 집도 마련했다. 다행스럽게 아이들은 각자 길을 잘 찾아가 주었다.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장사가 잘 안된다. 그래도 한푼이라도 벌자는 마음으로 계속하고 있다. 들어둔 연금이 없어 미래가 조금 걱정되지만, 지금부터라도 대비하자는 마음으로 절약해서 생활하고 있다. 취미는 없다. 다만 술을 좋아해서 자매들 끼리 분기별로 만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4. K여사(60대, 이혼, 빚없는 자가 1채, 연금 100, 요양보호사 : 120, 금융자산 : n천만원)     

 

  남편은 일용노동자였다. 그래도 성실하게 일을 한터라 안정적으로 가계를 꾸려갈 수 있었다. 아이가 하나여서 크게 많은 돈이 들지도 않았다. 술을 좋아하는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술을 먹고 가끔 다투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잘 지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수상한 행동이 의심스러워 뒤를 따라갔더니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큰 싸움 끝에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고, 아이를 내가 책임지는 조건으로 남편은 몸만 나갔다.      

 고등학생인 아이를 공부시켜야 해서 공장에서 몇 년 일을 했다. 공장도 경기 탓으로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러 다른 대책을 찾다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다. 7년째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다. 하루에 2곳을 방문한다. 가끔 힘들게 하는 어르신들이 있지만 내가 애를 쓰고 노력을 하면 그럭저럭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얼마 전 아들이 결혼을 했다. 그동안 모아온 돈은 아들에게 주고, 조금 남은 돈과 앞으로 벌 돈을 모아서 노후 생활을 할 생각이다. 여유롭진 않겠지만 밥은 먹고 살지 않겠나 생각한다. 취미는 유튜브를 보고, 운동은 걷기를 한다. 한 달에 한번 친구들과 모임이 있다. 그 모임이 늘 기다려진다.




5. K여사(60대, 자가(대출1억), 국민 180, 개인연금 80, 손주돌봄 150, 금융자산 : n천만원)     


 남편이 서울 소재 대기업으로 이직을 하면서 25년 전부터 서울에 살고 있다. 대모산 입구 주공아파트에서 전세 6년을 살다 분당 구축아파트를 사서 10년을 살았다. 서현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해 살고 있다. 큰 욕심 없이 지내다 보니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었고, 그것이 발판이 되어 집을 넓혀갈 수 있었다. 아직 입주 때 받은 대출 1억이 남아 있지만 남편 연금과 손주 돌봐주는 것으로 받는 월급으로 갚아나가고 있다. 딸아이 부부는 대기업 맞벌이 부부라 회사를 관두기 전까지는 손주를 돌봐줘야할 것 같다. 큰 이변이 없다면 5년내 상환을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평일에는 손주들을 돌봐주고 주말엔 남편과 광교산, 불곡산에 등산을 간다. 딸아이가 안양에 살고 있어서 같이 근교로 여행을 가곤 한다. 




6. C여사(60대, 자가(대출 3억), 개인연금 300, 남편사업 : 3~400만원, 금융자산 : n천만원)     


 대구에 시집을 가서 살다 둘째아이 때문에 서울 용산으로 이사했다. 돼지엄마였던 C여사는 큰아이는 공부로 둘째아이는 바이올린에 재능을 보여 그에 맞는 커리큘럼을 짜서 교육했다. 둘째아이의 재능이 남달라 큰 아이가 대학을 간뒤 남편은 대구에 남겨두고 둘째와 셋째를 데라고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둘째 아이는 바이올린이 뛰어나 SW예고에, 막내는 영어를 잘해 DW예고에 입학했다. 큰아이 고시공부, 둘째 재수, 막내 대학원 등 원하는 공부를 시켜주고 나니 남편의 큰 벌이에도 남는 것은 집과 얼마 되지 않는 돈뿐이었다. 그래서 남편은 아직까지 일하고 있다. 노후가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남편 사업이 그럭저럭 되는 편이라 넉넉하지 않지만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생활을 한뒤엔 맏며느리 역할을 하러 대구로 돌아가기 싫었다. 아이들도 모두 서울에 대학을 갔다. 남편에게 이야기한 뒤 계속 주말 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투자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손주는 봐주지 않는다.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고 골프를 친다. 가끔 해외여행을 가며 시간을 보낸다. 전공이 영어영문이었던 터라 원서읽기에도 취미를 붙이고 있다. 







 내 주변 지인 부모님들의 노후생활 모습이다. 넉넉한 돈으로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평범한 노후를 보내는 사람도 있고, 조금 부족한 노후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노후파산’을 경험하는 사람은 없다. 전부 자기 상황에 맞추어 나름 평온하고 즐겁게 살아가신다.          



 모두 성실하게 살아왔고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는 생활을 해왔다. 지인들의 이야기인지라 재테크 부분에서 정보를 조금 보태자면 투자는 대부분 ‘예적금’으로 하셨고, 자기가 살던 집을 갈아타기 하면서 몇 천만원의 수입을 본 것을 제외하면 노후 생활비의 원천은 노동소득에서 나왔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가 살아가는 방식을 보면 크게 겁먹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우리도 부모님 세대가 생활하는 정도로는 살 수 있지 않으까? 거창한 생활을 꿈꾼다면 더 큰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자신이 번 돈으로 절약하며 생활하고, 소박한 취미를 누리겠다고 생각하면 노후대비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최소한의 노후대비를 하고 그 이상은 내 능력과 형편이 나아지면 하면된다. 







내 주변의 이야기에서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준비해야할 가닥(요소)들을 추려본다.     

평범한 노후를 위해 필수요소

 : 돈, 건강, 관계, 일과 취미, 자녀독립     


1. 빚없는 자가 (돈)

2. 연금소득(돈)

3. 노동소득 혹은 임대소득(돈)

4. 건강(큰 병은 없는 상태)

5. 관계(부부, 가족, 친구)

6. 일과 취미(노후시간을 잘 사용할 수 있는) 

7. 자녀독립(제때 독립시키기)



위에 적혀 있는 필수요소들에 대해 살펴보면서 참고하면 좋을 책과 영상을 소개해보겠다. 그리고 대한민국 평균연봉자로서 작게 시작할 수 있는 노후대비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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