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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구씨 Sep 26. 2024

필수요소 1 : 건강

Please, Mother, Enough! 소리는 듣지 않도록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조선일보에 실린 기사 하나를 보았다. 생활고에 ‘아버지 간병살인’을 한 20대가 가석방 된다는 내용이었다.



외동아들인 A씨는 아버지 B씨를 2020년 9월부터 입원시켜 치료를 받게 했다. 병원비는 친척의 도움으로 겨우 해결할 수 있었으나 이마저도 어려워지자 2021년 4월 아버지를 퇴원시켜 집에서 혼자 돌보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도움 없이는 혼자 거동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음식을 먹는 것도, 대소변을 보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퇴원 다음날부터 아버지에게 일주일간 영양식 10개만을 주입했고, 5월 1일부터는 방에 홀로 방치했다. 결국 아버지는 5월 8일 숨졌고,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이나 패혈증이 발병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사를 보고 자료를 좀더 찾아보았다. 청년의 어머니는 어릴 때 집을 나가시고, 아버지는 일용직으로 일하시며 월 200만원을 버셨다. 그러나 뇌출혈로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했고, 콧줄로 영양분을 공급받고 대소변도 스스로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삼촌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를 병원에 모셨으나 삼촌의 형편도 좋지 않아 아버지를 퇴원시켜야했다. 아버지와 함께 하면서 일주일에 이틀 일하던 편의점 알바를 그만두게 되었다. 어느날 아버지는 청년에게 미안하다며 하고싶은 것 하며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며 부르기 전까지 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하고 청년은 아버지를 방치했다.




결국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4년을 선고 받았다. ‘간병살인’으로 불리는 사건의 배경이다. 이 청년이 나쁘다는 마음보다는 참 딱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한창 꿈을 펼치며 살아야 할 시기에 돈도 없고, 아버지를 24시간 돌봐드리면서 대소변을 받아내고, 기약없는 절망의 시간을 보내야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도덕적인 잣대로 그 청년을 재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지않을까. 천륜을 끊을 수도 없고, 책임을 질 능력도 없는 상황이지 않나. 아, 이렇게까지 힘든 상황을 아이에게 남겨준 저 아버지의 심정은 어떨까 정말 괴로우셨을 것이고 나라도 아버지처럼 처신 했을 것 같다.




지난 주 도서관에서 <나 홀로 부모를 떠 안다>는 책을 발견했다. 부제가 독신 개호자들의 삶을 밀착 취재한 고령사회 르포르타주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고령사회가 된 일본에서 형제 중 독신인 사람이 부모의 간호를 맡게 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취재하고 쓴 책이다. 책 프롤로그에 일본의 저명한 소설가인 미즈무라 미나에가 지난해 <뉴욕타임즈>에 ‘Please, Mother, Enough’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노모를 돌보는 일의 고통과 다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글을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는 내용과 노부모를 돌보는 이들의 괴로움을 나타내는 ’개호 피로‘라는 말도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읽은 기사와 같은 맥락이다. 건강하지 못한 노후는 나도 괴롭고 자식도 괴롭다. 그러니 안 아프고 건강할 수 있도록, 아프더라도 가족이 너무 힘들지 않도록 최대한 내 선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두어야한다. 그리고 만약 많이 아플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연명치료를 할 것인지 등 어떤 죽음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생각을 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눈치챘겠지만 노후대비에 필수적인 첫 번째 요소인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건강과 더불어 노년에 필연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질병과 죽음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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