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느낌
지금 사는 동네가 9호선 역과 가까워 당연히 저는 9호선을 자주 이용합니다.
일반과 급행 두 가지를 운용하는 노선이고, 플랫폼들이 대개 다른 역 대비 꽤 깊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다른 노선의 역들보다 늦게 추가되느라고 더 깊이 들어갈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고속버스터미널 역이나 선정릉역
등 갈아탈 때마다 수많은 인파들과 계단과 통로들에서 경보대회를 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9호선이 있어 너무 좋습니다. 서울 시민의 발이 늘어나는데 싫을 이유가 없지요. 하지만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장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가장 먼저 급행을 이용하면 급할 때 유용합니다. 뉴욕 MTA 익스프레스 트레인에 비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역을 스킵하면서 이동하기에, 러시아워에 급행역에서 급행역으로 이동할 땐 이만한 수단은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역이 늦게 생겨서인지 꽤 시설들이 깨끗하고 상대적으로 신식입니다. 그렇기에 역에 들어설 때마다 쾌적하단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환승할 때 2호선 역에서 9호선으로 넘어올 땐 완전 다른 느낌인 건 저만이 아니겠지요?
장점 크게 두 가지라면 단점도 전 두 가지라고 봅니다.
상대적으로 타 노선대비 긴 배차간격과 출발 전 특정 역들에서 머무는 시간이 종종 길다는 점입니다. 배차간격 및 정지 시간이 있는 건 앞선 급행열차와의 간격 조정을 위해서라는데, 그런 부분은 좀 더 세밀하게 맞춰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 포함, 아침 출근길에는 정말 크리티컬 한 분들이 많을 거 같거든요.
추가로 9호선은 강남(한강 이남)으로만 다닙니다. 6호선을 제외하면 서울 내 전철 노선은 강북과 강남을 모구 잇고 있기에 사실 강을 건너기 위한 목적으로는 환승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9호선 역 쪽에 거주하는 분들은 어쩌면 타 역세권 분들보다 환승할 확률이 더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건 좀 생각보다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전철역과 노선이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죠. 모두의 목적지가 다르기에 그들의 경로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저는 오늘 송파나루에서 여의도로 한 번에 가는 일정이라 느긋하게 일반열차를 타고 이동 중입니다. 이런 날은 장단점 생각 없이 그저 편하게 이동함이 좋을 뿐입니다. 출근길이나 복잡한 목적지를 갈 때는 9호선이 참 불편하다가도 이런 날은 세상 편하네요.
그날 그날 일상에 따라 장단점을 부각해 보는 게 역시 사람이 가장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