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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코치 Sep 01. 2024

18. '코칭(Coaching)'과의 만남

<제3부> 그래, 진정한 인생은 후반전부터

나는 28년 근무기간 중 약 20년 가까이 '인사업무(HR, Human Resources)'를 하였다. 


나름 ‘인사전문가’라 불려도 그다지 어색하지는 않을 듯하다. 중간에 인사업무로 중국 주재원도 4년을 다녀온 바 있어 인사업무로는 대략 A부터 Z까지 다 경험해 본 것 같다.


나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내향적이었다. 술도 체질적으로 잘 마시지를 못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환경에 처하는 것도 나에게는 모두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이었다. 그런 내가 인사업무를 하면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것은 처음에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참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말년에는 수백 명을 모아 놓고도 대본 없이 한 시간 정도는 떠들 수 있을 정도의 뻔뻔함이 생겼으니까… 세상의 모든 ‘정책(政策)’중에 가장 강력한 것은 바로 ‘호구지책(糊口之策)’이다. 먹고살기 위해 무엇을 못하겠는가?


그러나, 그 긴 시간 동안 나는 늘 무언가 ‘목마름’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본질에 대한 고민과 접근’이었다. 


대기업의 인사업무란 것이 ‘사람’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많이 할 듯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들 개개인의 개성과 특성은 전혀 고려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이 많기 때문이고, ‘효율성’, ‘형평성’, ‘공정성’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늘 시간에 쫓겨 일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사람’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것은 엄두를 못 내는 일이었으며, 일의 결과물은 ‘사람의 변화’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제도’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러던 내가 퇴직 후 ‘코칭(coaching)’이라는 분야를 알게 된 것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라고 할까? 요즘 많은 고민에 빠져 있던 ‘나의 업(業)을 찾아서 프로젝트'가 드디어 목표물을 발견한 것이다.


‘코칭(coaching)’은 과거 ‘말이 끄는 4륜 마차(coach)’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는데, ‘내가 현재 있는 지점으로부터 목표한 지점까지(door-to-door)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특성을 반영한 개념이다. 


‘코칭’을 통해 어떤 사람의 심적 태도, 현실적 상황 등을 이상적인 지점으로 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대략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코칭’은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그 기틀이 마련되었다고 한다.


‘코칭’은 모든 사람을 ‘완전하고, 창의적이며 스스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관점으로 전제하고, 그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의 문제해결과 목표를 향한 실천을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치료해 주는 ‘상담치료’나 문제에 대한 해답과 의견을 제시해 주는 ‘컨설팅’과는 다른 개념이다.


‘코칭’이 점점 더 각광을 받게 된 원인은 최근 경영환경을 포함한 세상의 문제들이 날로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변화가 빨라지는 데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특정 ‘리더’가 자신의 과거 성공의 경험에 근거하여 팔로우들을 이끌고 갈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문제가 난무한 세상을 살고 있다. ‘코칭’을 활용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면 이러한 문제들이 많은 부분 해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왜 내가 ‘코칭’에 꽂힌 것인가? 하는 점은 바로 ‘사람’에 대한 전제가 나의 철학과 일치하고, 그동안 목말라 있던 ‘사람’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고, 나의 치열한 고민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다. 아울러, 지난 인생 전반전의 나의 경력이 상당 부분 재활용이 가능하고, 내가 앞서 지적했던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업(業)’이 될 수 있겠다는 점이다.


‘전문코치’로서 활동할 수 있으려면 ‘한국코치협회’가 주관하는 자격인증시험을 통과하여야 하는데, 3단계의 자격이 있다. 2023년 기준 국내에는 약 14,000여 명의 ‘전문코치’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떡 본 김에 굿한다’고 이참에 필명도 ‘최코치’라 붙여 보았다. 아직은 많이 어색한 호칭이다. 하지만 곧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가치로운 ‘인생 후반전’을 살고 있는 ‘최코치’로 변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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