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현명한 자여! 미리 후반전을 준비하라
여러분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직(職)’에 가까운가? 아니면 ‘업(業)’에 가까운가?
이를 판단해 보는 간단한 기준은 현재 다니고 있거나 소속되어 있는 직장, 조직을 떠나 나의 일이 ‘홀로서기’가 가능한 지를 들여다보면 된다. 만일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업(業)’이라 보면 된다.
나 자신도 오랜 기간 일을 해 오면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인 것처럼 큰 착각을 하고 살아왔다.
오래 했고, 익숙하고, 어떤 문제가 닥쳐도 해결이 가능할 것 같고… 하지만, 다니던 직장의 울타리가 제공하고 있었던 (하지만 나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유·무형의 인프라가 걷히고 나니, 혼자 ‘홀로서기’가 쉽지 않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하고 있던 일은 그 직장 내에서 비로소 의미가 생겨나는 일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내가 ‘전문가’ 임을 일일이 설명하고, 시간을 들여 증명해 내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증표’를 가지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주목하는 문제의 핵심은 ‘직(職)’은 ‘시간적·공간적 制限’을 가지고 있으며, ‘생명력이 길지 못하다’는 것이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강의하시는 김영익 교수님의 글로벌 거시경제 강의를 두 번 들은 적이 있다.
교수님은 과거 국내 유수의 증권사에서 유명 리서처 및 연구소장으로 이름을 날리신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시기도 하다. 본인이 강의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두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살면서 가장 잘 한 투자가 무엇인가? “와 다른 하나는 “돈을 많이 벌었는가? “라고 한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한데, 나에게 참 인상 깊은 답변은, 교수님 본인이 살면서 가장 잘 한 투자는 바로 직장을 다니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본인은 공인된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퇴직후에도 ‘교수’로서 인생 후반전을 살고 계시다면서…
국내 유명 코칭 전문가이자, 저술가,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계신 한근태 선생님도 “과거 오랜 기간 쌓아온 경력도 ‘글쓰기’를 통해서 비로소 ‘유형자산’, ‘지적자산’으로 전환되며, 남들에게 진정한 ‘전문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 하였다.
하지만, ‘업(業)’으로 가는 길이 반드시 학위를 받아야 되고, 책이나 글을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야에 따라 다양한 길이 존재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선, 나의 ‘업(業)’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업(業)’은 인생을 통틀어 평생 같이 해야 할 나의 ‘분신(分身)’과 같은 의미이기에 무엇보다도 나의 ‘인생관’이나 ‘철학’에 부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평생을 ‘나눔’으로만 점철할 수도 없는 법이니, 일정 수준의 ‘경제적 보상’이 수반되는 일이어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해야하는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이 더 좋을 것 같다. '해야하는 일'...그 동안 지겹게 하지 않았던가? 평생 '해야하는 일' 하고 사는 인생, 그리 아름다울 것 같지 않다.
나의 ‘업(業)’을 찾은 다음에는 많이 살펴보고 찾아보아야 한다. 지금 나의 시기에 무엇을 준비하여야 할지를.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이, 그리고 내가 처한 현실에 많은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를 생각해 보고,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처럼 시간이 많이 지난 뒤 뒤늦게 깨닫고, 허겁지겁 준비하지 않으려면 미리 생각하고, 찾고, 실행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 현명한 대처일 것이라 생각된다.
긴 호흡으로 나의 ‘업(業)’을 찾고, 준비하는 과정은 현실에서도 나를 좀 더 힘을 내게 만들고, 나의 눈앞에 닥친 어려움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힘을 주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 시험기간 내 ‘시험이 끝나면 무엇을 해야지, 어디를 가야지’라는 상상을 하면서 버텨냈던 것처럼 말이다.
늦지 않았다...
오늘 다시 한번 나의 ‘업(業)’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해 보자. 달라질 나의 인생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