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여행자 Jul 25. 2022

소설은 처음입니다

고독하고 친절한 소설 쓰기 가이드(#1.작가소개)

소설기획안의 구성요소를 하나씩 뜯어보며 소설 쓰는 과정을 실시간 공유합니다
오늘은 [작가소개]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피치라이터입니다. 이름은 정태일이고요. 쉽게 말해 남의 글을 대신 쓰는 19년 차 직장인이지요. 회사를 대신해 보도자료를 쓰고, 사장님을 대신해 사과문을 씁니다. 그분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분은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어 할까. 매 순간 그걸 궁리하고, 평균 이상의 글을 최대한 빠르게 써내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운명입니다. 칭찬은 처음부터 바라지도 않고 그저 ‘욕만 먹지 말자’는 생각으로 수천 번의 마감을 힘겹게 때우며 지금껏 목구멍에 풀칠해 왔습니다.

△ 스피치라이터의 다른 이름은 고스트라이터다.

직업적으로 글을 가깝게 한 덕에 ‘회사에서 글 쓰는’ 월급쟁이로 살면서 운 좋게도 몇 권의 책을 썼습니다. <회사에서 글을 씁니다(‘20)>와 <홍보인의 사생활(’16)>은 밥벌이에 대한 넋두리고, <서른 살, 회사를 말하다(‘10)>는 직장에 대한 애증과 푸념이며, <바이시클 다이어리(’08)>는 젊은 날의 혼돈과 몸부림입니다.

△ 운도 좋았지만 노력도 많이 했다.

문학청년부터 홍보실까지, 인생의 절반에 해당하는 20년 남짓한 시간을 사이비 글쟁이로 살아오며 이것저것 다 써봤지만, 딱 하나 감히 써 보지 못한 게 하나 있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내 이야기’인 ‘소설(小說, Fiction)’입니다. 누구에게도 컨펌받지 않고, 오로지 독자에게 재미와 의미만으로 평가받는 그런 글, 참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내 이야기를 용기 내 써보려 합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걱정입니다. 열린 결말을 허용하는 미괄식 문학적 글쓰기와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달려가는 두괄식 비즈니스 라이팅은 접근부터 완전히 다르거든요.

더 큰 걱정은 여기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습작은 쓰는 사람만 재밌다는 뼈아픈 말을 들었거든요. 하지 제 소설은 좀 다르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우리는 모두 주식을 하고 있거나, 예전에 했거나, 앞으로 할 사람들이니까, 분들이 낄낄대고 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코로나19 대폭락장을 마주한 채 벼락거지만은 절대로 되고 싶지 않았던 코로나 시대 다섯 개미들의 씩씩하고 눈물겨운 코스피 여행기, 이제 곧 시작합니다. 소설의 제목은.


내일은 오를 거야, 제발
△ 코로나 대폭락장에 뛰어든 다섯 명의 아재 개미


|덧붙이는 말|    

앞서 소개한 소설의 본문을 동시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기획의도를 알고 소설을 읽어보시면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설을 쓰고 계신 분들께는 작법을 공부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https://brunch.co.kr/@30story/11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