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새로운 시작, 그리고

직장인의 노무사 시험 준비 이야기 23편

by 사내 노무사


1. 회사로 복귀, 그리고 발표


- 2차 시험도 끝나고, 휴직도 끝나고, 며칠 동안의 휴식기간을 가진 후에 회사로 복직하게 되었다. 4~5개월 만에 돌아온 회사의 분위기는 어색함보다는 익숙함이 훨씬 많았다. 복직 후에 다시 매일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림동 고시촌에서 책만 보고 있던 시절이 꽤나 먼 옛날 같았다.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역시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회사 동료들은 나에게 "시험은 잘 보았느냐? 결과가 어떨 것 같냐?"라는 물음은 거의 하지 않았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것을 다들 알고 있으니 아마 배려해 준 것 아니었을까? 그냥 그동안 계속 일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예전과 다름없이 대해주었다. 물론, 나 스스로는 일에 집중하려고 하면서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조마조마한 마음이 없지 않아서, 수시로 다음 노무사 카페(동이 카페)를 들락날락하면서, 역시나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동기 수험생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원래 종교가 있지 않으면서도 집에서 가까운 성당에 괜히 나가보면서 기도까지 한 기억이 있다...


- 발표날 당일에 이르게 출근을 하고 나서 해야 할 일을 처리하면서도 9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조마조마한 마음 한편으로는 9시가 넘는 순간에 나에게 어떤 미래가 있을지 궁금하기만 했다. 환호의 시간일지, 아니면 좌절의 시간일지. 9시가 되기 몇 분 전부터 큐넷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결과 발표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9시가 돼서 결과를 확인했을 때는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3년간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 것도 아니었고, 사무실이라서 환호성을 지른 것도 아니었지만, 내 표정만으로도 합격한 것을 눈치챈 동료들의 축하 인사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합격 소식을 알리느라 오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2. 사내 노무사로서의 새로운 시작

- 발표일 당일 오전에 외부 노무법인과 업무 미팅이 사전에 잡혀있었는데, 합격자 발표를 듣고 난 이후에 들어간 외부 노무법인과의 업무 미팅은 정말 새로운 기분이었다. 상사분이 노무법인 대표에게 나의 합격 소식을 전해 주기도 했고, 노무법인 대표와 하는 업무 논의사항에 대해서 "나 역시 노무사로서 전문적으로 잘 파악하고 수행해야 한다"라는 책임감과 부담감도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했다. 만약 불합격을 하였다면, 그러한 책임감과 부담감도 살짝 덜하진 않았을까? 표정은 구겨져 있고 말이지... 어쨌든, 노무사에 합격을 했다고 해서 당장 내가 수행하는 인사, 노무 관련 업무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다만, 업무를 수행하는 마음가짐과 관점이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훨씬 더 많이 의식하게 되었고, 그것은 글을 작성하는 지금까지도 마찬가지긴 하다. 노동법과 인사노무관리 정책을 다루는 사람이 관련 자격증도 가지고 있으면서 "잘 모르겠는데요"라는 말을 하는 것은 스스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 2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끝나고 나서 (3차 면접 시험은 남아있긴 했지만) 실질적인 수험 일정은 끝이 났고, 새내기 노무사로서의 일정은 새롭게 시작되었다. 당장 1~2달 후에 3차 면접이 있었고, 3차 면접에서 혹시라도 낮은 확률로 불합격하지 않기 위해서 나름대로 면접 예상 질문도 준비하고 그에 대한 답변도 준비했었고. 그 이후에는 학원 선생님들이 주관하는 합격자 축하파티에도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동법 김기범 노무사님께서 주관한 합격자 파티에는 진짜 어마어마한 인원이 몰려왔었고, 인사노무와 경영조직론을 강의하는 최중락 선생님이 주관한 합격자 파티에는 노동법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나 많은 인원들이 왔었다. 행정쟁송 김기홍 선생님이 주관한 합격자 파티에는 업무 때문에 시간이 되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신림동에서 공부한 기간도 짧은 편이었고, 스터디도 잠깐 1:1로 한 달 정도밖에 하지를 않아서 안면이 있는 동기는 아예 없었고, 거기에다가 내 나이도 적지 않은 회사원이다 보니 합격자 축하 파티가 한편으로는 낯설고 어색하고 민망했다. 그래도, 회사원으로서 직장병행을 하면서 시험에 합격했다는 얘기 때문에 다른 동기분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또 서로 간에 공부한 후기들도 얘기하다 보면 합격자 파티 시간은 전반적으로 즐거웠다. 그리고 해가 넘어간 1월에는 합격자 집체교육도 받다 보니,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3.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왜 그랬을까...

- 약 4~5개월의 휴직 기간을 포함하여 직장병행을 하면서 노무사 시험에 합격하였으니 스스로 너무 뿌듯하고, 다른 노무사를 만날 때도 "회사를 다니면서 어떻게 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했느냐? 대단하다"는 말도 참 자주 들었다. 그것이 때로는 공치사인것을 알면서도 기분이 좋은 것은 솔직히 어쩔 수 없었다.


- 하지만, 스스로 뿌듯해하는 것과 그것을 남들에게 말과 행동으로써 과시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일 텐데,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다. "노무사 뽕"이 들어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겸손하지 못한 게 너무 티가 나고, 회사 동료를 비롯해서 주변 사람들을 한 동안 불편하게 한 기간이 생겼다. 뭐든지, 사람은 겸손해야 하는 건데, "나는 이 정도도 할 수 있는데, 너는 왜 못하는데?", "나만큼 노력한 적이 있어? 고작 이 정도 가지고 만족하는 거야?", "인사노무 전문가 자격증을 가진 내가 얘기하는 거니까 이렇게 반영을 해"라는 식.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 하고, 겸손한 사람일수록 주위로부터 더 인망을 얻을 수 있는 것인데... 내가 그렇게 스스로 겸손하지 못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의 "불편하지만 진실된" 말을 들었고,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 노무사에 합격한 이후에도 노동법 전문가이자 인사노무 전문가로서 뒤처지지 않도록, 그리고 전문성을 유지하고 자격증에 걸맞은 기획과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여전히 애는 쓰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노무사를 합격하고 나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의 나는 과연 조금이라도 더 겸손한 사람이 되었을까? 오늘도 조금씩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무사는 법을 다루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다루는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 그렇게 사내 노무사로의 삶은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고 있다.



- 본 포스팅은 직장인의 노무사 시험 준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총 3년의 수험 기간 동안 약 4~5개월의 휴직 기간을 포함하여 직장병행을 하면서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블로그에도 게시되어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myungnomusa/22401826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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