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 드디어 결전의 날

직장인의 노무사 시험 준비 이야기 22편

by 사내 노무사


1. D-Day -1


- 노무사 2차 시험 전날까지,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 하루의 스케줄을 언제나 루틴하게 관리해 왔었다. 특히 수면과 휴식이 컨디션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밤에는 11시 정도에는 잠자리에 들었고, 아침에는 7시 정도에는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 공부하는 페이스도 급격하게 올리거나 급격하게 줄이지 않았고, 꾸준히 하루하루를 보내고자 했는데, 이 모든 루틴의 목표는 결국 시험날에 최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시험 전날에 공부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는 온갖 잡념이 떠오르는 바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음이 더 조급해질까 봐 시계는 일부러 보지 않았지만, 얼추 새벽 3~4시까지 잠이 오지 않아서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하다못해 핸드폰으로 자장가도 틀어보고, 따뜻한 물에 샤워도 다시 하고 했음에도. 긴장감 때문인 건지 도저히 잠이 들지를 않아서, "아 시험 망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그나마 해가 뜨기 전에는 겨우 잠이 들었고, 몇 시간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하고 나서 일어난 후에는 조금은 피곤하긴 했지만, 천만다행으로 머리가 멍하지는 않았다. "아 이 정도면 그래도 시험은 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참고로 시험 첫날을 마치고 잠에 들 때도 잠이 잘 들지를 않았는데, 그나마 첫날보다는 1~2시간은 더 잠을 잘 수는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꾸준하게 페이스를 관리해도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시험이라고 하니 나도 모르게 긴장감이 가득 차 있었나 보다.




2. D-Day 첫째 날


- 드디어 결전의 날. 택시를 타고 좀 이르게 고사장으로 향했다. 지하철이나 버스가 아니라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택시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있고 싶었고, 그 이동 시간에는 조용히 단권화된 노트를 읽거나 잠시 머리를 식히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싶었다.


- 첫날 시험은 노동법 1, 2와 인사노무관리론 총 세 과목인데, 준비한 대로 시험 시간 전에는 단권화된 노트를 다시 한번 빠르게 훑어보면, 핵심 키워드와 목차를 눈에 발라두었다. 그리고, 시험 시작 직전에는 "제발 내가 쓸 수 있는 문제 나와라"라고 기도까지 하면서, 시험 시작이 되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노동법 1과 노동법 2는 크게 어렵지 않은 문제가 출제되었다. 학원에서도 A급으로 강조한 문제이기도 했고. 집단법 관련해서는 얼마 전에 2차 시험에 출제된 문제가 또 나와서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논점과 핵심 판례는 충분히 익혀두고 있었던 터라서, 주어진 시간 내에 답안을 써 내려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시험 준비 기간에 충분히 테스트해 보았던 펜텔 트라디오 TRJ50 펜은 쓱쓱 거리면서 기분 좋게 쓰여졌고, 손목에 크게 무리가 가지도 않았다. 그리고 잠을 거의 자지 못했지만 다행히 머릿속이 멍한 상태는 아니라서 답안지 작성에 집중하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노동법 1의 문제 중에 하나의 결론이 헷갈렸는데, 나중에 결론을 틀리게 쓴 것을 알고 나서는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결론을 잘못 써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되지만, 노동법의 점수가 그렇게 고득점은 아니었는데, 혹시라도 시험에 불합격을 했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 ㅠㅠ


- 인사노무관리는 문제를 보고 살짝 놀랐다. 상당히 고전적인 인사노무이론이 출제된 것도 그랬고, A급이라고는 볼 수 없었던 문제도 출제돼서 또 그랬다. 다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인사노무관리를 공부하면서 최중락 선생님의 스타일상 두루두루 공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주제들도 적잖이 다루었었고, 인사노무관리 과목은 불의타가 가장 무서웠던 과목이라서 그 주제들의 목차와 키워드들도 단권화 노트에 모두 기록하고 공부해 두었었다. 그러한 공부 방법이 아니었다면 시험장에서 꽤나 당황스러웠을 텐데, 그래도 "내가 그동안 공부했던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었구나"라고 안도하면서 시험문제를 써 내려갔다.


- 첫째 날 시험이 모두 끝나고 나서는 바로 신림동 고시촌으로 돌아와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미리 준비한 스케줄 대로 둘째 날의 시험과목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시험 보기 전에 노동법 김기범 노무사님께서, "첫째 날 시험이 끝나면 그에 대한 모범답안이 카페 등에 올라올 테지만 보지 말고 둘째 날 시험 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얘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잘못하면 멘탈이 날아가서 둘째 날 시험까지 망칠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봐봐야 아무 소용 없는 것이라고 스스로 다독이면서, 꾹 참고 모범 답안 보는 것을 참았다. 아직 하루가 더 남았다.




3. D-Day 둘째 날


- 시험 전날만큼은 아니었지만, 시험 둘째 날을 앞두고도 잠을 잘 이루지는 못했다. 긴장감과 불안감이 여전했지만, 그나마 첫날보다는 나아진 걸까? 시험 첫째 날을 나름 잘 치르고, 둘째 날 역시 잠에서 깨서 택시를 타고 고사장으로 향했다. 둘째 날 시험은 행정쟁송법과 경영조직론 두 과목.


- 행정쟁송법 문제는 무난한 느낌이었다. 문제를 읽으면서는, 처음 한 번 읽었을 때는 물어보는 논점이 무엇인지 살짝 갸우뚱했는데, 문제를 두 번, 세 번 다시 읽어보니 어떤 것을 물어보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김기홍 선생님의 행정쟁송법 수업을 듣고 모의고사를 치르면서 모범답안의 그 어마어마한 양에 질려버렸었는데, 그래도 "그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갔던 것이 보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망설임 없이 답안지를 채워 나갈 수 있었고, 양도 적당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논점과 법리, 그리고 결론에서 포섭까지 나름 만족스러웠다.


- 경영조직론 문제 역시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얼마 전에 출제된 문제가 또다시 출제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빠짐없이 체크는 해두었었다. 1번 문제는 50점짜리 큰 문제였고 2 by 2 매트릭스로 도형까지 그려야 했는데, 나름 A급 문제로서 모의고사에서도 나왔던 문제였던 만큼, 조급해 하지 않고 심호흡을 하고 차근차근 답안지를 써 내려가기 위해서 노력했다. 16페이지의 마지막 줄을 꽉 채우고 나서, 바로 직후에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렸는데, 제대로 못 쓴 문제 없이, 어찌 되었든 모든 과목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답안지를 충실히 채웠다는 생각에 스스로 꽤나 뿌듯했다.


- 시험이 끝나고서 뿌듯한 마음과 "나름 시험을 잘 치른 거 아닐까?"라는 조금은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시험장을 나섰는데, 아내와 부모님이 시험장 앞으로 나를 마중 나와 있었다. 사전에 온다는 말도 없이 나와있어서 얼굴을 마주치고서는 조금 놀랐는데,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긴장감을 풀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다시 신림동 고시촌으로 홀로 돌아갔다. 내일 신림동 고시촌 원룸에서 방을 빼야 되니 짐을 정리해야 했다. 원룸에서는 거의 잠만 잤다 보니, 오후 한나절을 정리하고 나니 짐을 얼추 다 정리했고, 저녁에는 혼자 일식집에 가서 맥주 한 잔과 함께 나만의 조촐한 저녁시간을 가졌다. 학원 강사님들이 올려놓은 모범답안지를 그제야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모범답안과 비교해 봤을 때 크게 논점을 일탈하지는 않은 것을 확인하고, 목차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노동법 1에서 어이없이 정답을 틀린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온 신림동 고시촌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다른 느낌이었다. 어제만 해도 고시촌을 걸어가던 내 모습은 긴장감과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오늘의 내 모습은 그래도 지난 과정들을 잘 치러냈다는 뿌듯함이 더 많았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결과 발표일까지 얼마나 조마조마하게 지내게 될까.


- (23편에 마지막 편이 계속됩니다)

- 본 포스팅은 직장인의 노무사 시험 준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총 3년의 수험 기간 동안 약 4~5개월의 휴직 기간을 포함하여 직장병행을 하면서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블로그에도 게시되어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myungnomusa/22400965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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