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 무엇을 놓쳤나요?

우리 바쁘더라도 한 번만 더 돌아봐요.

by 홍미

우리 동네엔 말 그대로 비둘기 주인이라 불리는 할아버지가 사신다.

아주 오래된 빌라 반지하 앞에는 매일 밤 동네 비둘기들의 저녁 모임이 열리고 있다.

할아버지가 창문으로 뿌리는 쌀과 과자 부스러기들이 그들에겐 호화스러운 외식인 셈이다.

하지만 그들의 평화가 모두에게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비둘기의 배변 덩어리와 흩날리는 깃털들.

그곳을 지나가는 이웃 주민들은 하나같이 비정상적인 할아버지의 행동을 지적하며 수군거리곤 했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술에 의존하며 하루하루 세월을 보내는 독거노인이라고 한다.

몇 년을 지켜본 그의 일상은, 편의점 앞에서 하루종일 막걸리를 마시며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말 걸기,

저녁 시간이 되면 모여드는 비둘기 저녁 챙겨주기, 매일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소리 지르다 잠들기였다.

누군가 보면 보잘것없다고 느껴질 그의 일상에 관심이 생겼을 무렵, 그의 집은 깨끗이 비워지고 있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그의 아들에 의해 그는 이 동네와는 정반대에 있는 요양병원에 보내졌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심리 상태와 알코올 의존증을 보면 의료기관에서 지내는 게 어쩌면 훨씬 더 안전할 것이다.

하지만 그날 밤,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먹먹하고 허한 느낌이 들어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생각해 보면, 그는 비둘기 모이를 주거나 잠을 잘 때 빼고는 거의 빌라 앞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에게 '과연 비둘기란 어떤 존재였을까?' 아마 짐작하건대, 이웃, 친구 아니면 가족이 아니었을까 싶다.

비둘기처럼 그를 먼저 찾아와 주고, 한 번쯤 돌아봐주는 누군가를 그는 절실하게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우리 바쁘더라도 한 번만 더 돌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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