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by 홍미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이지만, 요즘 들어 가장 듣기 싫은 말들이다.


'그 나이엔 그렇게 사는 게 맞는 거야'

'이 나이에 그걸 어떻게 해?'

'다 나이가 들어서 그래'


사람은 나이를 먹으며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변화를 겪는다.
체력은 떨어지고 기억력이 흐려지며, 젊은 시절엔 당연하게 해 왔던 일들도 점점 버거워진다.

또한, 어릴 땐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면 일을 시작하듯 각 나이대마다 정해진 삶의 단계가 있다.

그래서 가끔은, 주변에서 말하는 대로 나이가 들면서 마음의 흔들림이나 조심스러운 선택들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건, 모든 일의 기준과 결과를 단순히 ‘나이 탓’으로만 돌리는 사고방식이다.


얼마 전 회사에서 단체로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의 일이다.

회사 막내사원이 SNS에서 60대 아저씨가 생애 첫 바디프로필을 찍어 화제라는 기사를 보여주었다.

다들 처음엔 대단하다고 했지만, 곧 “나이 들어서 굳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젊었을 때야 멋지고 예쁘지, 다 나이 들어서 그런 걸 찍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물론 저마다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젊을 때만 멋지고 예쁘다는 말이 한편으론 너무 속상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이룬다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참 멋지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젊어서의 멋짐이 있고, 나이가 들면 세월이 녹아든 또 다른 멋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어떤 이들은 예상치 못한 불의에 직면했을 때도 나이를 앞세워 애써 못 본 척 지나치곤 한다.

회사에서 타 부서와의 논쟁이 있었을 때도, 우리 팀장님은 그저 아무 일 없던 듯 넘기셨다.

물론 감정적으로 싸우는 건 좋지 않지만, 이성적으로 일의 옳고 그름은 단정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팀장님은 우리를 불러다 놓고, 이번 일과는 정말 별개의 말씀을 하셨다.


'다들 아직 젊어서 에너지가 넘쳐서 그런 거야, 다들 나이 들어봐, 그냥 우리가 하고 넘어가는 게 편해'


나이가 들면 부당한 것도 그냥 떠안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난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모든 걸 원하는 대로 바로잡을 순 없지만, 진짜 어른이라면 최소한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아직 서른밖에 되지 않아서, 내가 세상을 다 모른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나이를 더 먹기 전까지는 어떤 생각이 맞는지 증명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는 ‘나이’라는 이름의 벽을 스스로 세우고, 그 안에 갇혀 살고 싶진 않다.

그게 내 가치관이고, 지금의 나로 살아가는 내가 여전히 좋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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