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원래 불안정한 것이라,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찾기 위해 애쓰며 살아간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쓴 도전보다는, 조금 지루하다 느낄지라도 무난한 하루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직장, 연애, 결혼, 육아 등 삶의 중요한 요소들이 안정적으로 흘러가기를 바라면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나는 비자발적인 '무소유의 삶'을 실천 중에 있기 때문이다.
'직장? 다시 구하고 있어요.'
'연애? 안 하는 거라 믿고 있지만, 못하고 있어요.'
'결혼, 육아? 저와는 너무 먼 이야기죠.'
장기연애 후 결혼까지도 생각했었던 사람과 결국 파란만장한 이별을 맞이했고,
8년 간 다닌 회사엔 조직개편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퇴사를 고하게 되었다.
그렇게 불과 1년 사이, 내 삶의 중요한 요소들이 리셋된 셈이다.
서른하나라는 더 이상 어리지 않은 나이.
누군가는 내게 더 늦기 전에 서두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만 둘러봐도 다들 꾸준히 직장을 잘 다니고 있고 벌써 육아를 하는 친구들도 많아졌다.
나만 마치 벼락치기를 해야 하는 사람처럼, 해내야 할 과제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발판 삼아, 이직도 연애도 빨리 이뤄내기 위해 몰두했다.
퇴사를 하자마자 매일 실시간으로 채용공고를 보며, 썩 맘에 안 드는 곳이어도 일단 지원하고 봤다.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조급한 마음에, 소개팅도 들어오는 대로 다 받아가며 노력의 노력을 했다.
그렇게 지내기를 한 달, 문득 모든 에너지와 감정이 고갈된 상태의 나를 마주했다.
나름 열심히 애쓰고 있는데도, 결국 채워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처음으로 던진 질문이었다.
생각보다 그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나는 이직이 목적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곳에서 다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연애가 목적이 아니라, 먼 미래까지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내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다.'
빠르게 해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나의 자리와 사람을 찾아가는 일이었다는 걸 점차 깨달았다.
그 후로는, 내가 원하는 회사가 어떤 건지, 그것을 위해 내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적어나갔다.
그간의 연애를 돌이켜보며, 내가 원하는 사람만큼 나 역시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한번 더 다짐했다.
여전히 나는 내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지만, 이제는 조급함도 불안한 마음도 크지 않다.
오히려 내겐 정해지지 않은 것들이 많기에, 앞으로 하나씩 찾아가야 할 것들이 있다는 점이 설레기까지 한다.
내년 이맘때쯤엔 내가 어떤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할지, 어떤 사람과 미래 계획을 그리고 있을지 말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누군가에게는 불안정해 보일지 모르는 이 삶을, 단단하게 잘 살아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