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백 번도 못 보니까

by 홍미

의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는 백세시대라 불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

옛날에 비하면 많은 질병들이 치료 가능한 수준이 되었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과 의약품도 훨씬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그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커진 게 사실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이 더 많아졌다는 생각에, 더 악착같이 돈을 모아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년퇴직 후의 삶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현재 소비에도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 주변만 봐도, 다들 미래를 위한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육아를 하게 되면 돈이 많이 들 것을 염려하여, 그렇게 가고 싶다던 해외여행을 미룬 친구.

한 푼이라도 아껴야 몇 년 후에 집이라도 살 수 있을 거라며, 좋아하던 취미도 내려놓은 지인.

그들처럼 나 또한, 요즘엔 모처럼 하는 외식도 비용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대비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기사나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한번 더 일상을 돌아보게 되었다.


'백세시대라고 하는데, 과연 백세시대가 맞는 걸까?'


평균적인 기대 수명만 늘었다는 것일 뿐,

우리가 언제 인생의 마지막 날을 맞이할지는 여전히 그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당장 현재에만 초점을 맞춰, 흥청망청 계획 없이 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번쯤 우리가 너무 미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진 않은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손녀바보인 우리 할머니에게 유일하게 내가 잔소리를 하는 때처럼.

"할머니, 너무 아끼지 좀 마세요. 그러다가 똥 된다잖아요!"


너무 자주 그리고 과하게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면, 현재의 행복도 챙기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다.


월급날만큼은 고생한 나를 위한 선물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거나,

주말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취미생활을 즐긴다거나,

가끔은 훌쩍 여행을 떠나 머리를 식히고 오는 것.


어쩌면 이런 현재의 행복을 챙기는 습관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작은 원동력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얻은 힘으로, 우리가 앞으로 더 많은 봄을 맞이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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