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에 May 06. 2024

악인과 선인 그 사이의 어딘가

1. 어벤져스 '로키'


OVERVIEW


"I assure you brother, the sun will shine on us again "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어벤져스 시리즈의 원조 빌런 '로키'를 기억하고 계신가요?

로키는 어벤져스 멤버 중 하나인 토르의 동생으로 조연 캐릭터이자 빌런 캐릭터에 해당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키는 주인공인 토르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빌런이 어떻게 주인공보다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지금부터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CONTENTS


"자신이 가장 혐오스러운 존재였다는 불편한 사실"

출처: 토르 다크월드 스틸컷

악인이라고 믿어오던, 자신이 혐오하던 종족이 알고 보니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 보신 적 있나요? 로키는 전쟁고아로 아스가르드에 입양된 '입양아'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로키라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었는데요. 자신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고립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조금 뒤틀린 품행, 형에 비해서는 대담하지 못한 성격으로 평생 타인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로키는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 순간부터 더 철저히 고립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다름이 틀림이 되고 스스로가 이물질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상황은 로키를 더욱 엇나가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리고 이 부분에서 로키에게는 하나의 방어기제가 생깁니다. 바로 '자신은 괴물의 종족이기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라는 것인데요. 로키는 외부적 요인에 따른 자기 방어를 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를 이 집단과 다르다고 낙인찍게 된 그 순간이 로키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다분화 시킨 출발점입니다.



"인정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아이가 자라난다면"

출처: 토르 다크월드 스틸컷

어린 시절부터 로키의 행동목적은 '인정 욕구'에 있었습니다. 사교성 있고 쾌활한 성격으로 인해 주변에 친구가 많았던 토르와 달리 로키는 고립적이고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요. 자신을 형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고 주변인들의 무시를 받는 상황에서 로키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인정 욕구가 삶의 1순위로 자리하게 됩니다. 이는 토르 시리즈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죠. 토르의 첫 번째 시리즈에서 로키는 아버지에게 '모두 당신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자신의 악행의 목적을 '인정 욕구'라고 직접적으로 밝힙니다.


 로키는 그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지만 제대로 사랑을 주는 법을 몰라 홀로 고립된 아이입니다. 이러한 로키의 모습은 애잔함을 느낌과 동시에 누군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곤 하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는 것은 세상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니까요. 그러나 인정 욕구는 쉽사리 표출하기 어려운데요. 그렇기에 인정 욕구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로키가 영화에서 더 매력적으로 부각됩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위선 없이 속 시원하게 보여 주었으니까요.



"정이 많은 욕망가"

출처: 토르 다크월드 스틸컷

로키가 빌런임에도 미워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이 많다는 점인데요. 로키는 자신의 여린면을 감추기 위해 악행을 더욱 과장합니다. 관심과 사랑을 뒤틀리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로키가 감추고 싶었던 그의 본모습은 여리고 사람을 좋아한다는 부분입니다. 욕망으로 본성을 감추려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본성이 드러나는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인데요.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도 형을 배신한 척해놓고 아스가르드에 대한 정으로 다시 온 부분에서 그의 본심을 확인할 수 있었죠.


그렇다면 로키는 항상 착하게 행동하냐? 그건 절대 아닙니다. 로키를 정이 많은 욕망가라고 표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로키는 기본적으로 욕망가 기질에 강해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정 상황에서 로키가 본성을 따를지, 욕망을 따를지 예측 불가능하기에 캐릭터가 더욱 매력적인 것이죠. 형의 목숨이 달린 일이나, 대의적인 일에서 정을 따르는 모습을 보았을 때, 중요한 선택지는 이타적으로 내려 악행의 선을 넘지 않는다는 점이 로키를 사랑받는 빌런으로 만들어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


"악인과 선인 그 사이의 어딘가"


저는 로키를 악인과 선인 그사이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즉슨 로키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죠. 우리는 악인도, 선인도 아닌 그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합니다. 완벽한 선인도 악인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완벽한 선인으로 포장되는 히어로들이 가끔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겠죠. 완벽한 선인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는 사람은 현실적으로 이 세상에 없으니까요. 최근에 로키와 같은 캐릭터가 인기 있는 이유도 바로 현실성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로키와 같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되, 사회적 도리를 다하는 캐릭터를 '안티 히어로'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히어로가 되는 것보다는 안티 히어로가 더 매력적입니다. 자신도 챙기면서 사회적 도리를 다하는 안티 히어로야 말로 현대인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맞다고 정의 내릴 수 없겠지만, 자신의 욕망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보여주는 로키가 매력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선과 악의 개념은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죠, 우리는 선과 악이라는 긴 직선 속 한 지점에 위치할 뿐입니다. 악을 표방하는 것은 좋지 않죠, 그러나 완벽한 선을 추구하는 것도 자신에게 가혹한 행위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