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오는 한강의 바람
나무는 말없이 낙엽을 떨어뜨린다
붉은 단풍잎도
샛노란 은행잎도
피에로의 외줄 타기 하듯이
보내기 싫은 늦가을을
붙잡는 듯
석양마저 앙상한 단풍나무가지에
걸려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나를 향해 웃는다
우수수 떨어져 뒹구는 낙엽
빛바랜 낙엽들
존재마저 호흡이 숨 가쁘지만
허름한 신사도 잘 살아내고 있다.
한강에 떨어진 단풍잎들은
처절했던 '한강의 소년' 되어
다시 그날을 슬퍼할
또 다른 작가를 예언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꿈꾸듯 유유히 흐르고
사는 것조차 힘든 작가의 날들
또다시 외줄을 타고, 탈출하듯
한강에 보이는 나무들은 마지막
낙엽마저 떨어뜨린다.
붉은 단풍잎들과 힘을 겨루며
마지막 씨름을 하는 가을날
전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