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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극복 D-22] 3. 사주팔자와 자유의지

by 해피빈 Jun 12. 2024


D-22 -주변에 휘둘리지 않기

-사주팔자와 자유의지


사주를 보러 철학관을 전전하던 때였다.

'사람들은 사주팔자에 있는 숙제를 받아 들고 세상에 태어났나?' 어찌나 척척 맞아떨어지는지 소름이 끼쳤다. 안 좋은 것들은 특히나 그랬다. 그런데 좋은 건 또 그렇게 정확히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주에 있는 대로 살아가는 것 같아 보였고, 나 또한 나의 사주에 적힌 대로 비슷하게 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살아야 하는 의미를 찾고 있던 나에게는 김 빠지는 이야기들뿐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사실이 나의 우울증에 불을 지폈던 것 같다. 사는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나의 개똥철학에 ‘산다는 건 정해진 시나리오로 지속할 의미가 없음’으로 결론 내리려던 참이었다.


삶에 희망 찾기를 포기하려던 어느 날 ‘자유의지’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 보란 듯이 ‘자유의지’라는 말이 들리고 단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유의지’는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스스로 조절, 통제할 수 있는 힘, 능력 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뜻이다맞는 말인 것 같았지만, ‘사람들은 사주대로 사는 영화 매트릭스의 거미줄 같은 시스템 안에 갇혀 있다면 자유의지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많은 책을 읽고 내가 결론 내린 '자유의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선택하기'였다.


신이 모든 피조물 중에 인간에게만 허락해 준 한가지는 ‘자유의지’다. 우리는 각자의 사주대로 상황을 겪게 프로그램 되어있으나, 그 상황의 결과는 개인의 ‘자유의지’로 다르게 끝을 맺는다. 혹독하게 겪은 삶의 시련을 운이 없음으로 결론 내릴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를 배웠다고 결정 내릴지는 개인의 ‘자유의지’에 달린 것이다.


말장난 같기도 한 ‘긍정적 선택’의 결과는 이랬다.

나는 무엇이든 나만의 방식으로 찾아가기를 좋아한다. 공황장애로 인한 호흡곤란도 약을 복용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었다. 내가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은 약의 작용, 부작용에 맞춰져 있었고 병원 홍보가 아닌 다른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병원과 약 광고들로 개인의 목소리는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나는 ‘자유의지’로 약을 복용하지 않고 공황장애를 이겨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내가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주겠다는마음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어느 날 성당 앞마당으로 찾아온 셀름 그륀 신부님의 책 ⟪삶을 놓치지 마라⟫에서 내가 향해야 할 이정표를 찾았다. 신부님은 현대인들에게 만연한 약물 뒤로 숨지 말고' 인생과 마주할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창작의 재능이 된다는 말 또한 반갑게 맞아들였다.


내성이 생긴 약을 바꿔가며 장기 복용하는 주변의 친구들에게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다. 하루는 기분이 붕 떠있고 하루는 늘어져 무기력해 있는 친구들의 모습이, 내 모습이 될까 무섭기도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나의 사주는 신경 정신병을 앓는 것이었고, 나의 ‘자유 의지’는 약물 없이 뿌리 깊었던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이겨내기로 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기로 마음 먹었다.

긴 시간의 테스트였고 살아서 다녀온 지옥이었다. 결론 내리기 쉽지 않았지만, 이 모든 부정적인 상황이 나에게 행복을 알게 해주려 한 교훈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면 같은 주파수에 공명하는 에너지의 법칙에 따라, 가슴은 또 다른 행복한 일을 찾아 움직일 것을 안다. 이것이 내가 깨달은 ‘자유의지’의 작동 방법이다.





삶을 놓치지 마라 / 안젤름 그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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