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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빈 Aug 26. 2024

[우울증 극복 D-7] 2. 보물지도 만들기


D-7. 쉿! 보물지도 만들기

- 보물지도 만들기


2024년 1월 나의 보물지도를 만들었다.

올해의 가장 큰 목표는 가능성 여부는 안 따지고 인정받는 작가로 정했다. 나의 글쓰기는 마지막으로 중학교 때 했던 글짓기 숙제 이후로 기억에 없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은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게 자명한 사실이다.

문뜩 중학교 2학년 국어시간이 생각났다. 엄청난 카리스마의 고은미 국어 선생님은 매일 시  필사와 독후감 숙제를 내주셨다. 숙제를 안 해가면 큰 막대기로 손바닥을 두 대씩 맞았는데 나의 인생 책들은 거의 손바닥을 맞지 않기 위해 숙제를 하다 만난 책들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두툼하게 모아진 원고지 뭉치를 버리지 못하고 오래도록 간직했었다. 작가가 돼서 책을 출판하는 것이 비슷한 기분 아닐까?. 이유가 어떻든 간에 내가 한 숙제가 모여 의미 있는 모음집이 되니 무척이나 뿌듯했었다.


내 마음은 아직 내가 작가라고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지만, 일단은 기분 내는 김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정했다. 뭐 상상이니까 내 맘대로 해봤다. 어쨌든 목표는 크게 잡는 거라는 말이 있으니까.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실어 날르는 강연도 하고 싶었다. 또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나고 싶었고 숲 근처에 집도 사고 싶었다.


이제 꿈은 정리를 했으니 ‘보물지도’에 그럴듯하게 만들기만 하면 된다.

만들기 방법은 모치즈키 도시타카의 저서 ⟪보물지도⟫를 참고했다.


[ 보물지도 만들기 단계별 과정 ]

1단계: 보물지도 제목을 붙인다.

2단계: 나의 사진이나 이미지를 정해 붙여준다.

3단계: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출력해서 붙여준다.

4단계: 기한과 조건 써넣기

5단계: 꿈이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생각하기

6단계: 꿈이 인생 목적과 부합하는지 되짚어보기

7단계: 구체적인 행동목표 써넣기

8단계: 보물지도 장식하기

이루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써넣기

*출처: 보물지도 /모치즈키 도시타카


제일 먼저 보물지도를 만들 종이를 골랐다.

보물지도가 너무 크면 보는 사람마다 지 물어볼 것 같아서 좀 작은 A4용지에 만들기로 했다.

제목은 해피빈의 2024년 보물지도라고 썼다. 그다음은 작가 느낌이 나는 사진을 찾아서 붙이던지 그리던지 해야 한다. 그림 그리기는 자신이 없으니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오려 붙일 잡지는 물론이고 인터넷에도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실행력 뛰어난 나는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도형  몇 가지를 담은, 보물지도 카드 파일을 후다닥 만들었다.


첨부한 파일의 왼쪽 지도 그림 위에 오른쪽 도형을 오려 붙이고( 파일첨부했어요. 프린트해서 쓰시면 됩니다^^*.)  도형 안에 상상력을 총동원해 원하는 핵심 정보를 그려 넣었다. 그래봐야 졸라맨 수준을 넘어서기 힘들었지만. 그리고 4단계에 있는 대략의 기한을 적었다. 마지막으로 오감을 활용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향기를 뿌리고 빨간색 명품 리본으로 장식도 했다.


보물지도를 만든 날짜는 2024년 1월이었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8월이다. 나 혼자만의 도전답게 지금도 글을 쓰다가 외면했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중으로, 진전이 턱없이 미비한 상황이다. 1월에 내가 만들었던 보물지도에 베스트셀러를 희망했던 날짜는 6월 7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글쓰기 실력에 회의가 들어 글을 썼다 지웠다 하기를 무한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상태가 계속되는 중이었다.

브런치 스토리에 5월 중순이 넘어서야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글의 도입 부분을 올린 지 며칠 안될 즘에 6월 7일이 됐다. 베스트셀러는 당연히 이루어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떤 일인지 몰라도 신기한 일이 생겼다. 통계에도 나타나지 않는 링크에 내 글이 걸렸다. 6월 6일 새벽에 많은 접속으로 글자도 몇 자 안 되는 글로 한동안 브런치 메인에 올라갔다. 내가 준비가 안 됐음에도 6월 7일에 어떤 작용이 일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뭔가 알 수 없는 힘이 움직여 준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다른 다수의 정보를 찾아보니 소원성취 날짜는 쓰지 않는 게 좋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보물 지도'를 직접 만들어 보니 나 같은 경우에도 날짜가 없는 편이 마음이 편했을 것 같다. 날짜가 다가오는 압박감이 학창 시절 시험기간 같은 느낌 같아 긴장됐다. 반작용도 있었다. 마음이 조급해지니 글 한쪽 쓰는데도 시간이 전보다 더 지연됐다. 그래서 다음에는 날짜를 빼고 만들 예정이다.


보물지도 만들기가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이 글에 첨부한 ‘보물지도 샘플'을 출력해서 만들어 봐도 좋을 것 같다. 생각이나 바람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자신이 하루하루를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이정표가 된다. 지금 이 글쓰기가 나의 보물지도에 올라가 있어서 노트북을 습관처럼 들고나가듯이.


내가 만든 보물지도는 갖고 다니면서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도록 엽서 크기로 제작했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볍게라도 꾸며 볼 수 있도록 도형을 추가했다.

보물지도를 이정표 삼아 보내는 하루가 모여 꿈이 현실에 나타나게 된다.





당신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은 사소하다.

하지만 당신이 그것을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하트마 간디




보물지도 / 모치즈키 도시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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