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로부터

필요한 곳에 도움을

by marina


우리가 거리를 걷다 보면 리어카에 자신들의 키보다 더 높이 종이상자를 가득 쌓아 싣고 경사진 길을 힘겹게 오르는 백발의 노인들을 종종 보개 된다.

생계를 위한 작업이지만, 하루에도 서너 번씩 그 작업을 힘겹게 하는 모습을 보면 그분들의 굴곡진 인생과 서글픈 현실이 아리고 아프게 느껴져 온다.

저 연세에도 기댈 곳이 하나 없어 어쩔 수 없이 먹고살기 위해 하는 작업이라면 얼마나 고달프고 서러울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가득 쌓아 실은 그 상자들을 저울에 달아보면 우리가 점심 한 끼 사 먹는 그 가격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아주 소액의 돈으로 그 노동의 강도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것없는 대가이다.


오뉴월 삼복더위에도, 바람이 세차게 대지를 흔드는 날에도, 눈보라 휘몰아치고 영하의 매서운 추위 앞에서도, 추레한 패딩하나 걸치고 가냘픈 몸으로 리어카를 끄는 그 노인은 어제도, 오늘도, 열의를 다해 삶의 여정을 걷는다.

아름다운 여정에 흠 될 것이 하나 없으나 바라보는 사람의 소회는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이다.

외면이 초라해서 느껴지는 딱하고 가엾은 감정이 아니고, 고행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음에 비정함을 느끼는 마음일 뿐이다.


경사진 길을 오를 때 힘겨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보는 대로 뒤에서 함께 보조를 맞춰 밀어드리면 좋겠는 마음이 드는데, 한 번 하고 나면 민망한 마음이 들기도 하여 쉽게 도움의 손길을 보태지 못하는 내 마음도 어리석음과 냉정함이 자리해 있는 듯하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지 남의 시선이 뭘 그리 중요하다고.


가치 있는 노동에 추한 것은 절대 없다.

오히려 아름다운 여정이라는 찬사와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사람들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질서를 벗어나는 돌출행동으로 내면의 부족한 인격과 합치되어 보여주는 모습이 추함인 것이지 힘든 여정이라도 목표와 목적을 위해 열의를 다하는 노동은 멋진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노동도 마다치 않는 노인은 주어진 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멋진 생활인이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개념이 확고한 의지의 인간이다.

겉으로 보이는 초라함이 그 내면의 초라함을 의미하지 않는 것이니 어긋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부 사회적 눈길에 상처받을 이유 없으며 스스로 당당해도 되는 성실한 사회인이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하는 옛말이 있듯 노동의 가치는 그만큼 중요하며 어떤 노동에도 차별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 안에서 빈부의 격차는 있을 수밖에 없다.

그 격차에서 오는 간격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해 나가느냐는 안정된 사회의 기반이 된다. 그러므로 사회의 안전망 구축은 사회 공동체 안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틈이 보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하고, 사회적 책임의 역할이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며 필요한 곳에 내가 줄 수 있는 도움을 외면하지 말자.


나 하나로부터의 시작이 열이 되고, 백이 되며, 모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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