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고 싶다.
해마가 되고 싶다
고통을 잘 참는 내가
고통에 낯선 네가 힘들지 않게
나의 배에 그 작은 녀석이 장난치게
놔두고 싶다
해마가 되고 싶다
호르몬이란 마약이 너에게 작용하는 걸 보며
감정이 미쳐서 날뛰는 그런 새로운 널 보며
나의 팔에 그 주사기를 꼽고 싶다
해마가 되고 싶다
온전히 그 소중한 녀석과 하나가 되어 호흡하는 널 보며
마음속에 은은히 피어나는 질투심에
나의 배를 의미 없이 만져본다
암컷과 수컷을 구분 짓는
세상과
자연이
싫어지려는 찰나
수컷 해마야
네가 나에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