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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

되고 싶다.

by 트래거

해마가 되고 싶다

고통을 잘 참는 내가

고통에 낯선 네가 힘들지 않게

나의 배에 그 작은 녀석이 장난치게

놔두고 싶다


해마가 되고 싶다

호르몬이란 마약이 너에게 작용하는 걸 보며

감정이 미쳐서 날뛰는 그런 새로운 널 보며

나의 팔에 그 주사기를 꼽고 싶다


해마가 되고 싶다

온전히 그 소중한 녀석과 하나가 되어 호흡하는 널 보며

마음속에 은은히 피어나는 질투심에

나의 배를 의미 없이 만져본다


암컷과 수컷을 구분 짓는

세상과

자연이

싫어지려는 찰나


수컷 해마야

네가 나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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