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절 알리는 너
"찍찍"
너의 날개가 부딪친다. 날카로운 파열음이 내 귀를 스쳐간다.
아
'나의 계절'이 왔구나!
다시 마음을 비우고 담을 쌓고 땅을 파고 그 안으로 들어갈
시기가 왔구나
너무 어두어서 빛이 보고 싶을 때면 빛을 쫓아 고개를 내미는
어리석은 내 얼굴을 계절의 쓸쓸함으로 어루만져주는
나의 계절이 좋다.
이 시기에 항상 소리뿐 아니라 집을 방문하는 네게
고마움을 느끼며 새하얀 휴지로 감싸 안아서
다시 너의 세계로 보내준다.
날개 달린 샌들을 신고 소식을 전하는 헤르메스처럼
쓸쓸함과 고독의 편지를 전달해 주고 간다.
"찍찍"
네 울음소리에 다시 갈색의 어둠이 몰려와 나를 잠식해 간다.
답답하지 않은 시원한 어둠을 알려준 너에게
내 마음의 안식처를 선물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