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러브레터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가 등산 도중 조난으로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흘렀지만 와타나베 히로코는 아직 그를 잊지 못한다. 추모식을 찾은 히로코는 그곳에서 이츠키의 중학교 졸업앨범을 발견하고, 복잡한 마음에 그곳에 적혀 있는 이츠키의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놀랍게도 ‘후지이 이츠키’에게 답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편지는 그와 이름이 같은 여학생 후지이 이츠키가 보낸 것이다. 히로코는 자신의 약혼자와 같은 이름을 가졌던 여학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앨범을 다시 찾아보고 그녀가 자신과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히로코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츠키는 중학교 시절, 자신과 이름이 같은 남학생 이츠키와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회상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그녀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남학생 후지이 이츠키 때문에 아이들에게 연인이라고 놀림을 받게 되자 그와 편하게 지내지 못한다. 하지만 같은 이름을 가진 탓에 시험지가 바뀌거나 하는 등의 소소한 사건들에 항상 같이 휘말리면서 점점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학교 내에서 두 명의 이츠키는 독서부 활동을 같이 하게 되는데, 남학생 이츠키는 한 번도 대출된 적 없는 어려운 책의 대출카드 맨 위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여학생 이츠키는 이런 행동을 장난으로 받아들이며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학생 이츠키가 그녀의 집으로 찾아와서 사정이 생겨 자신이 대출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반납하지 못하니 그녀에게 대신 반납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 후 여학생 이츠키는 그가 전학 갔음을 알게 되고 허전함을 느낀다.
남학생 이츠키와의 추억을 더듬던 이츠키는 자신이 다녔던 중학교에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대출카드 가득 남아 있던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 덕분에 그녀는 도서부 아이들의 뜻하지 않은 환대를 받는다. 그곳에서 만난 선생님으로부터 그녀는 남학생 후지이 이츠키가 2년 전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충격에 빠진다. 며칠 뒤 도서부 아이들이 이츠키를 찾아와 그녀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건네주며 그 안에 들어 있는 대출카드의 뒷면을 보라고 이야기해 준다. 거기에는 남학생 이츠키가 스케치한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다.
내가 선택한 명장면은 커버 사진으로 올렸는데 남학생 후지이 이츠키가 학교 도서관 창가에 서서 책을 읽을 때 커튼이 날리는 아련한 모습이다. 이 장면은 나의 고2 시절 문학 수업 시간에 20대의 풋풋한 국어 선생님께서 이 영화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설명해 주신 장면이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선생님께서 이야기해 주시던 장면과 그 후 이 영화를 보고 몽글몽글했던 기억까지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래서 나도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꼭 봤으면 하는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를 종종 한다. 나도 경험해 봐서 알지만 졸업 후 아이들 기억에 남는 건 내 생명과학 수업이라기보다는 내가 해줬던 이야기나 내가 했던 행동들이란 것을 알기에...
어제부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이 영화가 생각났다. 눈 덮인 들판에 서서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는 장면… 첫 사랑하면 생각나는 영화에는 수지와 이제훈이 나온 건축학 개론이나 조승우와 손예진의 클래식도 떠오르지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영화는 러브레터이다. 올 겨울 다시 한번 봐야겠다.
< 시놉시스 >
“가슴이 아파 이 편지는 차마 보내지 못하겠어요.” 첫사랑을 잊지 못했던 그녀, 와타나베 히로코 “이 추억들은 모두 당신 거예요.” 첫사랑을 알지 못했던 그녀, 후지이 이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