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_별일 없이 산다
어제 만난 제자가 "샘은 매일매일 신나죠? 저는 일한다고 힘들어 죽겠는데..."라고 말했고, 나는 "응~ 매일매일 너무 신나 ㅋㅋㅋ"라고 대답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 무슨 말인지 요즘 실감한다. 병가 기간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물론 내 몸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유착 방지를 위해 많이 걸어야 된다는 명분으로 혼자 걸으면 심심하기 때문에 약속을 잡는다.
약속을 잡기 어려운 날에는 집 근처 백화점에 가서 걸으면서 구경을 하는데 ㅋㅋㅋ 그러다 보면 카드를 안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냥 입어만 볼까?' 하는 마음으로 쓱 들어갔다가 '고객님~ 너무 잘 어울리세요.'라는 말에 카드를 꺼내는 나. 괜히 12개월 무이자 할부 되는 카드를 만드는 바람에 수술 전에도 스트레스로 인한 시발비용(평상시라면 지출하지 않았을 테지만 스트레스받아 홧김에 지출한 비용을 일컬음)을 많이 썼는데 수술 후에도 계속되는 소비라니...
수술 후에 만나는 친구들과 제자, 선생님들 모두 아픈 거 맞나며, 왜 이렇게 즐거워 보이냐고, 너무 행복해 보인다는 말들을 많이 했다. 물론 수술이 순조롭게 잘 진행된 건 맞지만 지금 내 몸 컨디션이 아주 좋은 건 아닌데 매일매일 신난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24살부터 교사를 하면서 한 번도 휴직 등으로 쉰 적이 없는데 2달간의 병가가 나에게 힐링이 되는 포인트인 것 같다. 다른 것을 다 잊고 내 건강만 생각하면서 걷기 운동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깔깔깔 거리면서 즐겁게 이야기하는 시간...
진짜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 노래 가사에 딱 맞는 삶을 살고 있는 요즘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CfXVsHNETq0
니가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니가 들으면 십중팔구 불쾌해질 얘기를 들려주마
오늘밤 절대로 두 다리 쭉 뻗고 잠들진 못할 거다
그게 뭐냐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이번 건 니가 절대로 믿고 싶지가 않을 거다
그것만은 사실이 아니길 엄청 바랄 거다
하지만 나는 사는 게 재밌다
하루하루 즐거웁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신난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하루하루 즐거웁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신난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아주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