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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생물 선생님 Jul 04. 2024

둘이서 함께라면 할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김동률_동행

2014년 나온 김동률의 6집 동행 앨범, 김동률은 이 앨범에 있는 전곡을 "음악을 읽다"는 프로젝트로 노래와 어울리는 글을 먼저 들려주고 이어서 자신의 노래를 소개하는 작업을 했다. 내레이션은 김동률과 평소에 친한 다른 연예인들이 많이 하기도 했는데 동행이라는 노래는 본인이 직접 맡았다. 2014년에 나온 이 노래를 듣고 사람들은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라고 추측했고, 김동률 본인이 맞다고 인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노래 전주부터 누구나 세월호를 떠올릴 수밖에 없긴 했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을 때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최고의 일은 함께 있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 사람이 타인의 아픔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 자체가 오만한 일이고, 위로를 받는 사람도 기분이 나쁠 수 있으므로 곁에 있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있고, 내가 곁에 있으니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이야기하라고...

대니얼 고틀립의 '샘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책에서 읽은 글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내가 어두운 터널에 있을 때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 터널 밖에서 어서 나오라고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기꺼이 내 곁에 다가와 나와 함께 어둠 속에 앉아 있어 줄 사람. 우리 모두에겐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이다. 나와 함께 동행할 사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짐을 대신 다 짊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나눌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벽이 가늠이 안될 만큼 아득하게 높아도 둘이서 함께라면 오를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길이 끝없이 뒤엉켜진 미로일지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닿을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좋은 일은 좋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힘들고 슬픈 일을 수도 없이 겪지 않는가? 그때 나와 동행할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인생은 혼자지,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동행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기 방어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나에겐 가족, 동료 교사, 성인이 된 제자들, 학교에서 만나는 제자들 등등 동행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힘들 때 진심으로 응원하면서 옆에 앉아 조잘조잘 떠들면서 그들을 웃게 하는 일, 누구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옆에서 누가 떠드는 걸 싫어하는 사람과는 동행하기 조금 어려울 수도 ㅎ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LTsi-HV0ql4

넌 울고 있었고 난 무력했지

슬픔을 보듬기엔 내가 너무 작아서

그런 널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던 건 함께 울어주기

그걸로 너는 충분하다고

애써 참 고맙다고 내게 말해주지만

억지로 괜찮은 척 웃음 짓는 널 위해

난 뭘 할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짐을 대신

다 짊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나눌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꼭 잡은 두 손이 나의 어깨가

네 안의 아픔을 다 덜어내진 못해도

침묵이 부끄러워 부르는 이 노래로

잠시 너를 쉬게 할 수 있다면

너의 슬픔이 잊혀지는 게

지켜만 보기에는 내가 너무 아파서

혼자서 씩씩한 척

견디려는 널 위해 난 뭘 할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벽이

가늠이 안될 만큼 아득하게 높아도

둘이서 함께라면 오를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내일은 조금 더 나을 거라고

나 역시 자신 있게 말해줄 순 없어도

우리가 함께 하는 오늘이 또 모이면

언젠가는 넘어설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길이

끝없이 뒤엉켜진 미로일지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닿을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언젠가 무엇이 우릴 또 멈추게 하고

가던 길 되돌아서 헤매이게 하여도

묵묵히 함께 하는 마음이 다 모이면

언젠가는 다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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