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줄넘기166일째
줄넘기로 좋아진 체력으로 청소의 즐거움을 알게 된 후(줄넘기1편-27화) 집이 깨끗해졌다. 시각적으로 빈 공간이 많아졌다.
쾌적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편안하고 행복하다. 하루에 하나씩 버리는 재미가 생겼다.
'안녕 물건 찾아 버리기'라는 취미가 하나 더 생겼다. 오늘도 구석진 곳을 살피고 뒤적거린다. 찾을 때마다 신기하다. 어김없이 안녕 물건이 "에고 들켰네" 하며 나온다.
아주 무거운 물건이더라도 분리수거장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버리는 순간, 그 물건을 놓아주는 순간 개운함과 희열을 느낀다.
회사 책상도 정리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고 모아 두었던 서류도 모아 안 보이는 곳에 정리한다. 전화기와 컴퓨터, 공간 틈새들의 먼지를 찾아 닦는다. 하얀색 물티슈를 검은색으로 바꾸기 한 뒤 버린다.
책상 공간이 넓어지니 나의 마음도 넓어지고 일이 더 순조롭게 흘러가는 기분이다.
줄넘기로 발견한 새로운 취미의 행복감을 누리고 있던 어느 날 마음을 똑똑 노크하는 문장이 들어왔다.
무엇을 빼야 내 집이 아름답고 쾌적해질까? 무엇을 하지 않아야 내가 하는 일이 번성할 수 있을까? 이 처럼 마이너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더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진민영작가의 간소한 삶에 관한 작은 책 중에서
첫 번째 문장은 지금 아주 재미있게 실천 중이니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갔다. 하지만 두 번째 문장!! 무엇을 빼야 내가 성공할 수 있을까는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항상 '무엇을 열심히, 충실히 해야지!'에 집중했지 무엇을 빼고 하지 않아야.. 이 문장은 나에게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줄넘기로 생각해 본다.
처음에는 내 삶의 변화를 위해 시도했다. 즉 채우는 것이었다.
그럼 줄넘기로 마이너스가 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우선 첫 번째는 군살들의 정리이다. 필요 없는 살들이 정리되는 기분으로 나를 한층 가볍게 만들어주고 자신감을 가져다준다.
두 번째는 금주의 행동이다. 내 인생에서 술이 제거되었다.
세 번째는 맑은 산소가 들어오면서 몸속의 노폐물이 배출된다. 하루를 잘 보낸 세포들이 죽은 자리에 혈액과 근육에 매일 쾌적한 산소를 공급한다. 건강한 세포가 들어와 완성되고 그 세포로 하루를 시작한다.
네 번째는 나름 돈이 절약된다. 감기나 자잘한 아픔이 멀어지니 병원비나 약값이 절약된다. 비싼 돈 들여 몸매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섯 번째는 머리가 비워진다. 일정한 소리만 들리는 나만의 줄넘기 시간은 사색하면서 생각정리가 된다.
걱정 없는 삶이 최고의 삶이 아닐까? 아무리 좋은 것들이 주위에 있어도 걱정이 나를 지배하고 있으면 행복하지 않다. 처음에는 변화가 없었는데 166일째 쌓이면서 복잡했던 걱정들도 느슨해진다. 모호한 잡념이 줄넘기의 채찍질에 잘리고 잘려 자그마한 입자가 된다. 그것이 먼지이다. 삶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길 수밖에 없는 물건먼지들과 생각먼지들을 같이 날려 보낸다.
요즘 읽는 책들이 공을 강조한다. 비우는 삶. 그래야 채워진다는...
줄넘기로 삶을 단순하게 살고 비워내 보자.
계속 그리고 질문해 보자. 어떻게 해야 비우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마이너스의 삶.
꾸준히 반복하는 이 행위가 나에게 육체와 정신의 빈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시간이 쌓이다 보면 또 많이 비워지겠지? 비워지면 채워진다는데 어떤 것으로 내 삶이 채워질지 오늘도 기대감으로 줄을 돌려본다.
넘쳐나는 삶에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빼야 할까요? 뺄 것들을 찾아보아요!
오늘부터 삶의 명탐정이 되어 마이너스를 찾아보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