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줄넘기169일째
사람은 매일 죽은 세포를 버리고 새로운 세포를 생성한다. 즉 새롭게 태어난다. 그 새로 들어온 신입들 때문인지 몸의 컨디션은 매일매일 다르다.
오늘의 몸은 평소보다 중력의 힘이 나를 잡아당겼다.
줄을 양손에 잡고 첫 발가락을 튕기며 돌리는데 뇌도 같이 움직였다.
누가 나의 뇌를 양손으로 잡고 이리저리 저글링하고 가지고 노는 느낌이었다. 말 그대로 골이 흔들였다. 지진이 나면 이런 느낌일까? 순간 기분이 묘했다. 100개를 하고 멈춘 뒤 다시 이어갔다.
그때부터 메말라있던 땅이 줄넘기 지진으로 맞춰지면서 숨쉬기 시작했다. 콧속이 먼저 뚫리고 눈과 코, 귀가 연결되면서 머리에 있는 동굴들이 서로 연결되었다. 바람이 통하고 그 동굴에 점차 빛이 들어왔다. 동굴 속의 바위들도 송송 숨을 쉬기 위해 콧구멍을 열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것으로 막혀있었는데 머리가 줄넘기의 자극으로 배열되고 순환되었다. 머리와 몸이 다시 숨 쉬는 신기한 기분이었다.
멈추었다가 다시 돌린다. 인중에 땀이 났다.
이제 전의 느낌은 완전히 사라지고 점점 빛나는 맑은 눈이 되었다. 줄넘기가 끝날 무렵 나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오늘의 하루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매일 줄을 돌리는데 처음 느껴보는 이런 감각이 신기할 따름이다.
머리가 무거웠는데 살아났다. 오늘은 실내에만 있지 말고 실외로 자주 나가 산소를 섭취해야겠다 느끼고 실천했다.
이렇게 줄넘기는 몸상태를 관찰하여 오늘 하루를 어떻게 준비하고 보내야 하는지 미리 알려준다.
오늘의 운세를 봐준다.
오늘은 한 마리의 매처럼 여유 있고 날쌘 에너지가 너무 좋다. 이런 날은 스스로 힘이 넘칠 수 있으니 조금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면 좋을 듯하다. 새는 빨리 날 때 오히려 날개를 접는 법이니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겸손히 하루를 보내자!
오늘의 운세는 허수아비다. 알이 배겼는지 근육이 아프다. 그리고 뻣뻣하다. 오늘은 갑자기 움직이는 동작을 자제하고 조심히 해야겠다. 땅을 열심히 보면서 덤벙대지 말고 걸어야겠다. 한 번 더 점검하고 자그마한 돌 뿌리도 조심하자!
오늘은 하늘하늘 레이스이다. 예쁘고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하고 가냘프다. 나의 애교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감성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먼저 달려가 솔선수범하고 살랑 시원한 바람처럼 주위분들에게 먼저 사랑과 행복을 드려보자!
오늘은 소나무이다. 단단하고 차분하다. 소나무날은 집중력이 좋아, 실수 없이 일을 잘 해낼 수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오늘 처리해야겠다. 듬직하게 추진하자. 안정된 솜씨로 하루를 완성시키고 그윽한 향기로 사람들에게도 숲향을 선물해 보자!
오늘 운세는 귀에 붙은 심장이다. 예민하다. 귓속에서 심장이 뛴다. 파고드는 찬바람도 아프다. 주위 반응에 으르렁대지 않게 따뜻한 차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자!
오늘의 운세는 복서. 몸이 굉장히 지쳤으나 그냥 지지는 않는다. 지더라도 우선 해내고 본다는 의지로 불탄다. 50개만 더하자! 그래! 해냈어! 링 위에서는 어쨌든 힘이 난다. 후회 없이 오늘을 시작한다! 그 보상으로 하루종일 뿌듯함이 나를 귀여워해준다.
오늘은 반말이다. 지루해지려는 똑같은 몸과 일상에서 오늘 파격적인 이벤트를 자초하고 싶다. 우선 어디로 튈지 모르니 하고 싶은 것부터 찬찬히 적어보자. 갑자기 반말을 얻어맞는 분들이 놀라지 않게 말을 고삐를 다루자. 워워...
신통한 줄넘기 운세가 기다려진다.
내일의 줄넘기는 나에게 어떤 모습의 운세를 건내줄까? 궁금하다!
줄넘기 운세가 신통합니다! 줄을 돌려 운세를 보고 하루를 준비해 보아요. 같이 운세 보러 가지 않으실래요?
총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