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금주(金作)177일째
오랜만에 찐하게 사이좋은 언니와 점심. 우리는 만나면 그냥은 안 만났다. 항상 소주를 데리고 만났다. 닭발, 고기에는 소주지! 골뱅이무침에도 소주가 맛있지! 치즈와 토마토가 사이사이에 껴있는 이름이... 뭐였.. 아!! 카프레제에 소주 먹어봤어!!? 입가심 라면과 과자까지 소주.
코너를 도는 순간. 눈의 초점을 가운데로 맞춰야 할 정도로 갑자기 튀어나온 언니의 모습으로 보고 놀라고 순간 언니가 럭비옷을 입은 줄 알고 또 놀랐다. 못본새 몸집이 불어있었다.
그 짧은 순간에 '헬스로 상체를 키웠나? 옷에 뽕이 있는 패션인가...?'
나는 놀라서 "으악 언니 럭비 옷 입은 줄 알았어!"
"푸하하. 야!! 나 2kg 빠진 거야. 안 보여? 티 안 나?"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10kg이 쪘는데 요새 2kg 빠졌단다.
"언니 이제 우리 건강 챙겨야 돼!" 하며 금주 얘기가 나왔다.
세 쌍둥이 엄마인 언니는 내가 금주하는 것은 알고 있다.
언니에게 지금 177일째 금주라고 했더니 큰 눈이 더 커지며
"너 정말!! 엄지 척! 언니는 일주일 하고도 죽겠는데... 그런데... 그 일주일 이 행복하더라?" 하는 것이다.
아이들도 '엄마 왜 술 안 먹어?' 하며 좋아했다고 한다. 그 일주일은 형부도 같이 한마음으로 술을 먹지 않고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신선하게 하루를 보냈다고, 기분 좋더라고 언니도 조금씩 술을 줄여 보고 노력해 보려 한다고...
남들이 나를 바라볼 때 이런 기분일까? 언니가 굉장히 대견하고 예뻐 보였다.
우선 세 쌍둥이들이 좋아하니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기쁨일 것이다. 그 행복이 가장 크다고 했다.
현재는 일 끝나고 들어와 세 쌍둥이를 매만지고 술 한병 들이키고 자는 것이 낙이라고 했다.
미래를 생각해 본다면 지금은 하루하루를 견디는 지친 술 한잔이다. 그렇게 지친 술 한잔은 아침의 짐으로 다가온다. 짐을 짊어지고 투벅투벅 걸어 주방에서 아침밥을 준비하고 껌벅껌벅 눈의 무거운 문을 열고 닫는 모습으로 세 쌍둥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아이들과 가볍고 활기차게 저절로 나오는 미소로 아침을 시작하는 하루를 만들고 주말에 여유 있게 형부와 모두 같이 맛있는 음식과 술로 시간을 보내보자는 이야기로 흘러갔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힘들었던 생활이 결승선이 그려져있지 않은 트랙 위를 달리 듯 이어져오다 이제는 트랙에서 가운데 넓은 잔디로 나오고 싶어 하는 언니의 모습이 보였다. 그 마음이 감추려 해도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언니의 눈에서 눈물로 터져 나왔다.
나도 하는데 언니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었다. 언니는 혼자가 아니기에 마음만 다부지게 설계한다면 금주 그까짓 거.
금주해보면 좋은 것을 100% 느낀다. 몸이 좋아지기 때문에 '이것은 옳은 길!'이라고 알려준다. 언니도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언니가 행복해서 술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 쌍둥이를 건강하고 바르게 키우는 언니는 내가 봐도 훨씬 더! 위대하고 대단한 사람이다. 충분히 행복을 얻는 술 한잔의 기쁨을 만끽하는 엄마, 생기 있고 예쁜 엄마가 될 수 있다. 언니의 무색의 하루하루에 예쁜 색 물감을 한 방울 떨어뜨려준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뿌듯했다.
당신의 현술은?
지친 술 한잔인가? 행복을 얻는 술 한잔 인가? 아니면 또 다른 현술인가?
모두 응원합니다!!^___^
해맑금주(황금金창조주作)-삶을 해맑게 황금으로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