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금주(金作)184일째
금주로 현실이 바뀌는 현재 상황.
운전.
저녁 약속. 택시나 대리운전 기사님 생각한다. 경로를 꼼꼼히 따져본다. 차를 놓고 걸어 갈 수 있나? 차를 가져가면 주차할 곳은 있나? 차를 놓고 가면 택시가 잘 잡히는 지역인가? 차를 타고 대리를 부르면 대리비는 얼마일까? 누군가의 차를 얻어타고 갈 수 있을까? 버스가 있나? 버스를 타면 시간 안에 갈 수 있을까? 대리는 잘 잡힐까? 택시비가 저렴할까, 대리비가 효율적일까? 고민에 고민을 한다.
이제는 명쾌하다. 운전해서 가고 운전해서 온다.
지갑.
돈이 실감나게 절약된다.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술 값으로 치른 돈. 꽤 많은 금액을 내면서도 그때는 몰랐다. 당연했다. 그 당연함이 은근함이되어 느껴지지도 않았다. 미지근한 물 같아서 돈이 차가운지 뜨거운지 나가는지 모이는지 생각조차 못했다.
지금은. 술돈 지출이 아예 없으니 지갑은 그 형체를 유지한다. 사실 지갑을 볼일, 만질 일이 없어졌다. 오랜만에 본다. 가방 안에 지갑.
월급이 들어올 때 알콜 증발되듯 다들 어디론가 가버린 빈 통장이 덩그랬는데 지금은 저장되어 있는 돈박스 위에 월급 박스가 올라간다. 공간이 채워진다. '저축을 해야지' 하지않았는데 그냥 저축이라는 행동과 상황이 알아서 실행되고 있다.
돈을 아끼자. 돈을 모으자. 에서 이제는 명쾌하다. 돈이 저절로 모인다.
아침.
일 끝나고 그러니까 정확히 어두운. 해가 사그라드는 시간. 밤이 찾아온다. 좋았다. 술마시는 공식적인 시간. 해가 지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어둠은 술맛을 더 좋게 해준다. 야행인이 된다. 어둠과 오랜시간 놀다보니 해에게는 미안하지만 핑계를 둘러댄다.
지금은 해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생체 시계가 완전히 바뀌었다. 요가 동작에서 해의 기운을 받는 동작이 있다. 양 발꼼치를 세우고 팔을 만세한 상태에서 손가락을 살짝 구부려 고양이 발톱나오듯 힘을 준다. 동작은 너무 무섭고 공격적인데 나도 모르게 해뜨는 방향을 바라보며 하고있다.(웃음)
금주 후 아침이 좋다. 밤은 눈감고 자는 시간이다. 햇살이 잔잔하게 감싸는 아침에 가만히 있노라면 가끔은 뭔지모르는 성공할 것 같은 확신의 감정들이 들기도한다.
해와 함께 놀면 그 에너지를 받아 나도 덩달아 날선표정에서 날이 하나도 안선 표정으로 바뀐다. 아침은 나의 활력이다.
주말. 아침7시 커피숍은 조용하고 차분하다. 일등 손님. 첫번째 커피. 최고의 커피맛과 분위기를 선사한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이제는 명쾌하다. 일찍자고 일찍 일어난다.
해맑금주(황금金창조주作)-삶을 해맑게 황금으로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