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금주191일째
돌판 위에 고기가 마구마구 올라간다. 맛있게 익는다. 지글지글.
나는 취미로 탁구를 친다. 동호회에서 대회에 참가한 다섯 팀 중 한 팀이 우승하며 상금 오십만원과 트로피를 탔다. 투명하게 빛나는 트로피에 술을 따르고 모두 한 잔씩 건배하며 축하를 나누었다. 트로피는 우승의 대단함을 표현하듯 생각보다 아주 묵직한 무게감이 있었다.(나를 포함해 몇몇 사람 놓칠 뻔했다.)
돌아가며 소주와 맥주를 따르고, 마시고, 닦고 또 옆사람이 마시고, 닦고, 트로피를 돌리기가 시작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한창 없어졌던 잔 돌리기가 오랜만에 찾아왔다.
내 차례.
술 끊은 금주인(회식장소에서는 '대단한 사람'이라고도 불린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맥주 대신 물을 따라주셨다.
트로피 속을 헹구고 물 따르고 건배.
다 같이 위하여!!! 를 외치며 트로피의 우승 축하의 기운을 손목과 고개를 젖히며 쑤욱 받아들였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입에서 벌어졌다. 과거의 맛이 혀에 감각을 깨우며 기억의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맛이... 잠들어 있던 술세포들이 팡팡 터졌다.
트로피에 따랐던 맥주가 살짝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과거의 소용돌이, 맥주맛 속으로 들어왔다.
맥.. 주다!! 잊고 있었던 보리맛. 갑자기 훅 들어온 펀치 맥주에 깜짝 놀랐다. 정말 놀랐다.
그래.. 냠냠.. 입맛을 다셔본다. 맥주. 정말 맛있었는데 이 맛있는걸 나는 어떻게 이렇게 191일째 금주를 유지하고 있을 수 있는 것일까?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오늘도 사람들은 물어본다.
"술을 못 먹었던 것도 아니고 술자리도 좋아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술을 안 먹을 수 있어?"
"너 나이에 그런 의지가 있어?"
"너 자신에게 너무 철저한 거 아니야?"
우리는 꼭 성공해야 한다.
잘 살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나 자신에게 철저해야 한다.
내가 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힘이 생기니 주위분들이 인정해 준다. 이해해 준다.
강요가 사라지고 배려가 들어온다.
확실하게 내가 힘이 생기고 중심을 세우니 주위분들이 확실하게 도와주신다.
만약 지금 상황에서 "에이 그냥 먹어!" 하며 강요한다면 아마 그 사람은 내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닐 것이라는 확실한 구분까지도 생길 만큼. 확실해졌다.
만약 내가 아직도 갈팡질팡한 모습이었다면 확실한 구분이 없없다면 주위분들도 확실하게 도움을 주시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돌이켜보니 모든 상황이 그랬었던 것 같다.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면 그것을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잘 알지 못할 경우에는 고민하게 되고 확실한 동작을 하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알리고 나를 세우는 의지. 그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꼭 성공해야 하는 목표나 실행하고자 하는 행동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행동해야 한다. 그러면 주위의 힘을 얻어 오늘처럼 예상치 못한 혀끝의 지진이 나도, 그냥 놔버리며 한잔 때려 넣고 싶어도 주위의 도움이 있기에 해낼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을 느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떠벌리고 다니라'이해되었다.
이제는 나를 잡는 의지가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에게서 솟아 나온다!!
나의 의지와 나의 의지를 아는 바람을 얻어 타고 잘 견디어냈다. 날갯짓을 해서 뜨기만 하면 바람이 도와줄 것이다.
감사한 하루를 보낸다.
자신 있게 얘기해라!!" 나 술 끊은 사람이야!!"
날갯짓 시작을 축하한다.
해맑금주(황금金창조주作)-삶을 해맑게 황금으로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