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금주(金作)198일째
인간에게 가장 힘든 일이 뭔지 아나?
바로 참는 거야.
김진명 소설 '카지노'의 문장이다.
금주 198일째.
내가? 그런 인간이라고? 가장 힘든 것을 해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으슥. 어깨가 열린다. 척추가 펴진다. 박하사탕 없이도 코로 시원한 숨이 들어온다.
사람은 본능이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다.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계속해서 삶은 동물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안 하고 싶지만 해야 한다. 참고 견디어 원하는 것을 해낸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최진석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에 내 생각을 더 했다.
(갑자기 예전 키우던 강아지한테 미안해진다. 간식을 코앞에 두고 그렇게 "기다려"를 알려줬는데. 사람도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참는다는 것이 다리를 달달달 떨게 할 정도로 어려운데 본능대로 살아가는 동물에게, 그것도 후각이 훨씬 예민한 이들에게... 고문 중에 고문이었겠다. 강아지에게 '간식 앞 기다려'는 될 수 있음 하지 말자.)
내가 과거에 하고 싶은 대로 해서 지금 결과가 어떻게 됐나?
술을 먹고 싶은 대로 원하는 만큼 마셔서 지금 나에게 득이 되는 것이 있나? 없다.
잃었던 건강을 되돌리려 회복 중이고 빼앗겼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철저하게 시간을 압축해 쓰고 있다.
술을 같이 즐기던, 술 만남이었던 사람은 확실히 수면 위로 떠오르며 걸러졌다. 술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서 좋게 변화한 것이 그리 없다.
그래. 이제 알았고.어쨌든 지금 나는 인간에게 가장 힘든 것. 참는 것. 금주를 하는 중 이다... 그런데 가끔 이게 잘하고 있나? 이렇까지 해야 하나? 하는 간간히 살짝살짝 간지럼이 올 때가 있다. 이럴때.
그럼 지금까지 잘 견뎌온 시간과 내가 씨앗을 뿌린 밭을 생각한다.
'와. 198일째 씨앗을 심었네. 이렇게 가꾸었는데 여기에 소주를 부어 씨앗을 죽이고 싶지 않다구.'
왠지 나는 200일이 가까이 된 지금 시점.
임계점을 넘은 것 같다. 힘들이지 않아도 참아지는 그 선. 양쪽에서 친구가 발목에 고무줄을 걸치고 있다. 쉬워보이는 그 줄을 폴짝 넘은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행동들이 어색함이 사라지고 자연스러워지는, 즉,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금주의 임계점. 와보니.
금주는 꾸준함 하나에 참는 것을 보탠다. 두 가지가 필요하니 실패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그래도 그 쉽지 않은 것을 누군가는 한다. 그 누군가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우리는 사람이다. 나도 사람이다. 그러니 당연히 할 수 있다. 우리는 동일한 DNA를 가지고 있다. 다르지 않다. 모두가 같다. 네가 하면 나도 한다.
네가 되면 나도 된다. 나는 금주한다. 당신도 당연히 금주.된다.
해맑금주(황금金창조作)
삶을 해맑게 황금으로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