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요정

매일줄넘기299일째

by 샤인진

저는 버튼요정 한마리 있어요.


기운 없는 날. 어느 정도였나 하면요.

머리 빗질, 옷 입는 것도 버거워요. 미닫이 문을 여는 것조차 손을 놓쳐서 손톱이 훅 벗겨질 뻔했어요. 충전 게이지가 E에 다을랑말랑해요. 이런 날은 컨디션 게이지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아요. 우선 눕고 싶어요. 그리고 너무 매력적인 달력날짜 빨간색. 쉬는 날이에요.


이러다 쓰러지는 것은 아닐는지 걱정은 하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아요.


가방에 책 넣고 "영차" 무겁지만 얹어매요. 차로 걸어가요. 보조석 문 열고 철썩 짐을 내려놓는데 덜 열린 문이 뒤에서 저를 밀쳤어요. 휘청. 차에 머리를 콩. 아야.

그런데 제가 지금 뭐 하고 있게요?


위위윙윙윙윙위위윙윙윙...

줄넘기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것아니에요.

요정이 버튼 눌러줬어요. 요정 덕분에 저절로 되는 거예요. 점프하니 바로 정신 차려져요. 공중에 떠있는 기분도 구름 같아요. 동서남북 풍경을 바꿔가며 돌려요. 게이지가 점점 차요.

신기해요. 분명 곧 쓰러질 몸이였는데! 문 열고 닫는 것도 힘들정도였는데! 밥 먹은 것도 아닌데! 게이지가 차는 이 힘은 어디서 나는 걸까요? 햇빛의 미토콘드리아 광합성? 콩콩 발바닥 지압? 그렇게 게이지가 중간으로 돌아왔어요.

좀 전. 쉬고 싶었을 때 다시 데굴데굴 이불 김밥 말듯 누웠다면? 그대로 몸은 굳었을 테고 딱딱한 냉동 김밥같은 하루를 살았을 것 같아요. 그럼 해야 할 일이 미뤄졌겠죠. 버튼요정 한마리 잘 키웠어요.

"그 버튼 누가 눌렀지? 솨리 질러~!!"

"예~~ 저요!!!"(버튼요정)

오구오구 쓰담쓰담


이렇게 버튼요정 한 마리가 제 안에 살고 있어요. 그래서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밖으로 나가고 저절로 줄을 잡고 돌릴 수 있어요. 좋아요. 제가 노력하지 않아도 버튼요정이 해주니까요!


요정 한 마리 키우니 한 마리 더 키우고 싶어요. '와.. 요정들이 여럿 모이면' 삶이 활력으로 넘치겠어요. 컨디션이 어떻든 요정들이 버튼을 눌러줄 것이고 그럼 저는 발전할 수밖에 없겠죠.


요정 키우고 계신가요? 버튼요정 덕분에 고민 안 해도 되니까 제 인생의 흐름이 생길 것 같아요.

요정 1마리, 2마리, 3마리, 4마리 늘려서 단순하고 쉽게 인생리듬을 만드는 상상을 해봐요.


여하튼 버튼요정. 활기찬 하루를 선물해 줘서 고마워!! 덕분에 휴일을 아주 알차게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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