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줄넘기 335일째
평소와 비슷한 아침.
팬더(자동차 이름) 버튼 꾸욱.
더워요. 팬더는 뜨거운 날 시원한 바람계곡을 만들고 저는 줄잡고 하루 동력을 만들어요.
다 돌리고 얼른 계곡 속으로 풍덩하고 싶어요.
출발. 하려는데...
앞 유리와 와이퍼 사이에 종이 한 장이 껴있어요. 확인하니 가느다란 볼펜으로 연락처와 동 호수가 쓰여 있어요. 글씨체에서 나이 50대의 패턴이 느껴져요.
이 쪽지는 연락해 달라는 뜻이겠죠? 왜일까요?
계곡바람 속을 나와 뜨거운 햇볕. 숨을 헐떡이며 ㅇ차를 확인해요.
'앞쪽 깨끗하고 옆에도 괜찮고 뒤에도 뭐 별 이상이 없는데?'
우선 전화하기 이른 시간이니 회사로 출근을 했어요. 방학이고 휴가철이라 차가 없나 봐요. 뻥 뚫린 도로로 쌩하게 달려 도착. 급한 업무를 끝내고 전화를 걸었어요.
시골 인심 좋으신 할아버지 목소리예요. 새벽에 나가시다 후진하며 팬더 운전석 뒤쪽을 박았다고 죄송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잉???"
'아까 확인할 때 팬더 다친 곳 없었는데?'
할아버지께서는 "모르셨어요?"
저는 별거 아니다는 말투로 "네~"대답하고 알려주신 부분을 확인했어요.
와우... 아까는 뭐에 홀렸던 것 이었을까요?
'분명 이상이 없었는데... 깨끗했었는데...'
우선 라이트가 깨져있었어요. 그것도 모르고 신나게 달려서 그런지 라이트 조각이 떨어져서 구멍이 수웅 뚫려있었어요. 뒷 범퍼 상처는 두 군데로 위아래 있어요. 그중 하나는 손목시계정도 되는 크기로 푹 들어가 있어요...
이상하다.. 줄 돌리고 숨 헐떡이며 분명 확인한 부분인데... 안 보였었는데...
이렇게 팬더가 크게 다쳤다니 뭐에 홀린 듯 제 눈을 의심했어요. 그때는 왜 안보였을까요?
앗. 이것이 몰입... 인가...
숨이 차오를 때까지 줄 돌리며 내 몸에 집중.
무엇인가에 몰입하면 자잘한 것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 기분. 그리고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착각..
몰입하는 것 없이 하루를 보내면 주위로 시선과 생각이 어수선하게 움직여요.
내가 무엇인가를 바쁘게 하고 집중하면 배고픈 것도 잊을 때가 있어요. 기분 좋은 순간이에요.
집중소재가 없는 분들은 잡담이 많아요. 남 이야기를 많이 해요. 타인 이야기를 자주 한다는 것은 내가 시간을 헛으로 쓰고 있고 쓸 때 없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는 것. 몰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 열심히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에요.
삶은 심심할 틈, 지루함 틈이 없는 곳인데 말이에요.
줄넘기는 나에게 몰입이고 이것이 나를 단단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메모 남겨주시고 팬더를 예쁘게 고칠 수 있게 안내해 주신 할아버지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어요.
할아버지께서는 "아니. 내가 사고를 냈는데 왜 댁이 감사해. 내가 미안하지. 귀찮게 해서 미안해요."
"아^^. 네네 할아버지 잘 고칠게요"
따뜻한 정을 나눠요.
'그리고 깨달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