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효과(추위)

해맑금주396일째

by 샤인진

유난히 추위를 타요.

살을 얇은 바늘로 콕콕 따갑게 치르 듯한 추위가 고통스러워 겨울이 싫어요.


출근준비.

옷방에 가볍게 들어갔다 무겁게 나와요.

바람이 들어올 수 있는 구멍들은 철통방어해요. 바지는 쫄과 함께 1+1, 상의는 2+2 히트택과 뜨개질 조끼하나 걸치고 티와 패딩을 이불을 덮어요.

마스크와 장갑, 목도리를 두르고 담요와 핫팩의 차에 항상 구비해 놓아요. 좀 오버스럽지만 털모자와 귀마개도 챙길 때 있어요.

이렇게 겨울마다 이불 덮듯 덮고 덮으면 나름 견딜만해요.

어쨌든 저에게 겨울은 방어 용품들이 좀 많이 필요한 계절이에요.


그런데... 그른데... 이번 겨울이 오고 있는데, 소설 절기가 지나고 있는데...

달라졌어요.

신기함에 무슨 일인지 싶은데 금주와도 관련이 있는 듯 강한 기분이 드는 거예요.


참을성이 생겼어요.

이렇게 껴껴껴입는 행동이 어떻게 보면 추위를 참지 못해서 오는 행동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추운 바람이 견뎌지고 견디는 제 모습에 오!... 새로운 기분을 느끼는 겨울이에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무거운 박스를 나르고 있는데 너무 힘들지만 박스가 몇 개 남지 않아 끝이 보여요. 그래서 힘이 나는 기분이랄까요.

추운데 춥긴 한데 곧 집에 들어갈 것이고 곧 차에 탈것이고 곧 엉덩이 히터가 데워질 것이고...


<앵무새 죽이기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기억이 났어요.

말로만, 겉으로만 일뿐. 사람은 내가 겪는 고통이 아니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진정 느끼기 어렵다... '흑인의 삶에서 인종차별의 고통을 네가 알려면 너의 피부색이 까맣게 바뀌지 않는 이상 그 고통을 느끼기 어렵다고.'

그리고 책 제목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타인의 고통을 느끼기 힘들지만 그중 그래도 서로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고통이 추위라고.' 추위의 고통은 그 정도로 사람이 참기 힘들다는 거겠죠.


술을 이겨내다 보니 부수적으로 건강해진 부분도 있지만 겨울과 추위에 몸을 나누어 주는 느긋해지는 사람이 되고 있어요.

아! 살찐 거 아니냐고요? 아니 아니 아닙니다. 오히려 빠졌어요. 그래서 더 신기해요.^^

추위가 견뎌지니 겨울이 좋아져요.

꽁꽁 어깨 움츠리고 땅만 보고 걸어 시야 좁던 겨울이 새로운 풍경의 계절로 다가와 추운 겨울 아니고 신선한 겨울촉감을 주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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