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는 이유는 의식하지 않아도 금주가 그냥 되고 있어요. 이제 저에게 금주는 특별하지 않아요. 온전히 제 것이 되었지요.
금주 403일째를 경험하며 느낀 점이 너무 많지만 크게 세 가지로 표현해 볼게요.
하나.
술의 기쁨 알죠. 금요일 퇴근이 기다려져요. 소중한 사람들과 막창에 소주 한잔 할 생각에 3시쯤부터 너무너무 설레어요. 머릿속에 시킬 메뉴도 이미 정해놨어요. 막창집 불 앞에서 지글지글 젓가락 움직이며 소주의 첫 잔을 마시는 이 기쁨. 말해 뭐 해. 온갖 스트레스가 풀려요. 배부르지만 부드러운 콘 아이스크림 먹어야죠. 기분 따라 바닐라냐 초코냐 하는 이 즐거움을 놓칠 수 없잖아요.
이렇게 술의 행복한 시간을 너무나 잘 알죠.
하지만... 해보니... 술 없는 삶이 그 보다 더욱 즐겁고 행복한 것을 알았어요.
결론적으로 다른 일상을 보내면서 다른 몸과 다른 내면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
회사에서나 일상에서 감정기복이 거의 없어지면서 한결같아졌어요. 그래서 요즘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자주 받고 있어요.
저번주 주말 운동모임 회식이 있었어요.
고깃집에서 대회의 성과에 행복해하며 서로 잔을 부딪히고 저녁을 먹는 자리였어요. 50대 후반의 회원님께서 저에게 "샤인진 씨는 항상 웃는 얼굴이야. 꾸준히 봐 왔는데 나이는 더 많지만 요새 오히려 내가 많이 배우고 있어. 진심이야."라고 말씀하시고 악수를 청하셨어요. 제가 타인에게 긍정적인 모습을 전달해 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정말 행복했어요.
그리고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기차요. 누군가 무엇을 요청하면 예전에는 귀찮은 적도 많았어요. 몸이 피곤하고 힘들 때가 많았으니까요. 지금은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둘.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생각해 봤어요.
금주를 하고부터는 나와의 연결이 끈기지 않아요.
<이어령의 마지막수업>의 책 내용이 생각났어요.
책 내용 중에 이어령선생님은 어디서든 목이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어느 모임에 가도 이곳과 저곳을 이어주는 목 같은 사람이 꼭 있다고 그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라고도 하셨어요. '사잇꾼'
목, 손목, 발목, 몸을 연결해 주는 목이 속박되면 자유를 잃게 돼요. 그래서 죄수들에게 손목과 발목을 묶어서 통제해요. 사극에서도 봤어요. 목에 나무틀을 끼워 이동이나 행동을 제한하는... 이름을 찾아보니 칼(枷)이라고 해요(형벌 도구). 술이 이 목들을 묶고 끊고 있다 생각했어요.
목들의 연결이 부드러워지면서 순환되어 숨 쉬는 육체가 되고 튼튼해지고 내면으로도 성장하고 나와 친해졌어요. 다르게 표현하자면 도로 인터체인지가 막힘이 없으니 순조롭게 슝슝 지나가는 자동차 같은 기분. 또 다른 표현으로는 날개가 생겨서 하늘과 경계없이 날 수 있는 사람처럼 사는 기분.
셋.
질문이 달라졌어요.
'어떻게 참아야 할까? 술대신 어떤 것으로 대체해야 할까'의 질문이 오늘은 금주시간에 무엇을 했나? 금주로 달라지는 몸의 변화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전혀 다른 생각과 질문이에요. 진취적이고 가벼워지고 있어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금주에 관심이 있다면 이리저리 생각할 것 없이 단호하게 그냥 하세요. 술 없는 삶이 훨씬 풍부해요. 확실해요. 이것이 제가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예요.
해맑금주의 연재 글은 마치지만 제목의 뜻을(삶을 해맑게 황금으로 만들기) 계속 이어나갈 것이고 더 성장하고 있겠습니다. 같이 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