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고양이 털만큼 무늬만큼 다양한 고양이가 있다. 사람으로 치면 고양이는 모두 이란성쌍둥이처럼 태어나지만, 얼굴도 무늬도 성격도 다 다르다. 어떤 고양이는 기질적으로 애교가 많기도 하고, 은둔생활을 좋아하기도 한다. 운에 따라 살아가는 환경도 다 다르다. 넓은 마당이 있어 실내와 실외를 자유롭게 누리는 고양이도 있고, 시골의 자연에서 혹은 산에서만 평생 살아가는 고양이도 있다.
세상에는 고양이보다 더 다양한 사람이 있다. 살아가는 곳도 생김새도 성격도 환경도 다른 70억 명의 사람이 지구에 살고 있다. 다양한 사람과 고양이가 있지만, 동일한 점은 생명의 주기가 있다는 것이다. 모두 태어나서 성장기를 거치고 젊음을 누리고 늙고 죽는다. 그리고 각자가 기억하고 인식할 수 있는 성장기, 젊음, 노년기 모두 한 번뿐이다.
나는 젊음의 시기에 고양이 모카를 만나 모카의 성장기와 젊음을 함께 하고 있다. 나는 내 삶에서 요즘 가장 행복하다. 변화가 많은 성장기나 사회초년기를 지나치고, 결혼 등 새로운 사회적 삶에 심각한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행복의 시기에 모카와 함께 해서 행복이 웃음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성격이 있지만, 모카는 천사다. 어릴 때는 천방지축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하루 종일 천사 같다. 귀엽게 몸을 포개서 잠을 자고, 자동급식기에서 밥이 나오면 총총 달려가 와그작와그작 밥을 먹고, 물도 찹찹찹 잘 먹으며, 화장실도 잘 간다. 정해진 시간에 진심을 다해 재밌게 놀고, 저녁마다 꾹줍이를 한다.
모카는 나와 둘이 있을 때는 왔다 갔다 집을 순찰하기도 하고, 나에게 와서 많은 말을 하기도 한다. 배포가 큰 편은 아니라서, 호기심 장난도 휴지나 종이를 뜯는 정도의 귀여운 짓만 한다. 손님이 오면 처음에는 침대 밑에 들어가지만, 익숙해지거나 구면인 사람이면 조금 있다 나와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만큼 조금의 관심을 바란다.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와 함께 살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그냥 묘연이라고들 답한다. 만남은 설명할 수 없지만, 모카의 젊음과 노년기와 끝을 함께 잘 보내려고 한다. 우리는 루틴이 있는 일상을 함께 살며, 변화도 맞으며 자주 웃고 자주 행복할 것이다. <그렇게 모카의 집사가 된다>에 담긴 모카의 성장기와 나의 더 어린 젊음은 지나갔지만 글 속에 생생히 담긴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의 삶을 종종 글로 담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