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의 추억 소환으로 축복된 모카의 한 살
어린이가 된 지 엊그제 같은데, 2022년 5월 모카가 한 살이 되었다! 정확한 날은 알 수 없지만, 작년 5월 코로나 팬더믹 시대의 어느 날 태어난 모카는 일 년을 무사히 보냈고, 일상은 팬더믹 이전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과 움직임이 덜해져서 살이 쪄버린 ‘확찐자’라는 말도 있었는데, 모카도 일 년 사이 잘 먹고 잘 커서 확 커버린 성묘가 되었다. 5개월령 중성화를 할 때 3kg였는데, 이제는 5kg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작은 얼굴과 귀여움은 그대로 인걸 보면, 다리가 길쭉한 것도 얼굴이 작은 것도 모카 본연의 체질이자 체형인 것 같다.
한 살이 된 모카는 어릴 때보다 신나게 노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애기 모카는 어떤 장난감을 가져와도 한 시간을 놀 기세였는데, 성묘 모카는 새것으로 느껴지는 장난감에만 신나는 반응을 해준다. 그래도 취미인 꾹줍이를 자주 하고, 아침에는 내 곁에 와서 골골송을 부르다 간다. 또 밥과 간식은 언제나 잘 먹는다. 나는 이제 아깽이부터 캣초딩, 그리고 성묘 모카를 알게 되었다. 모카가 어떤 고양이인지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의 바람은 묘르신 모카를 만나고, 모카가 고양이 별로 떠나는 순간을 함께 해주고, 첫날은 정확히 몰랐지만 그 마지막 날을 계속 기억해주는 것이다.
고양이를 반려하기 전에는 ‘반려동물의 생일을 굳이 성대하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아깽이에서 성묘가 된 가족을 축복해주고 싶은 그 마음을 이제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모카는 심장이 특이한 고양이로 지구에 월세도 내면서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조금은 과하게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로 했다. 어느 노랫말처럼 ‘사랑하는 그대의 생일날, 온종일 난 그대를 생각하면서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감사하게도 나에게도 생일파티의 기억이 있다. 초등학생 시절 생일과 가까운 토요일에 친한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고, 엄마는 큰 상을 여러 개 붙여서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음식과 케이크를 준비해주셨다. 우리는 사진을 찍고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를 자르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놀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생일파티는 엄마의 엄청난 정성이었고 나에게는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이자 신나는 추억이 되었다.
앞으로 다른 대상의 생일파티를 준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고양이 모카는 귀찮은 이벤트로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모카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생일파티도 나의 생일파티처럼 푸짐하고 신나고 복작거리게 해 주기로 했다. 아이디어스에서 파티 꾸미기 용품과 고양이 케이크를 구매하고, 모카의 식량창고도 미리 넉넉히 채워놓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손수 만든 초대장을 보냈다.
5월의 한 토요일, 모카에게 잘 어울리는 노란색 테마로 가득한 모카의 첫 생일파티가 열렸다! 직접 와준 가족들이 파티의 문을 열어주었다. 함께 케이크를 준비하고, 초를 꽂고, 생일 노래도 불러주었다. 예쁘게 꾸민 생일상에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 후에는 직접 오지 못한 할머니와 여러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덕담과 노래와 가상 선물을 받았다. 많은 손님을 응대한 모카와 파티 준비를 한 나는, 그날 저녁 피곤하지만 행복한 숙면을 취했다!
위의 언급된 노래에 ‘아름다운 그대를 만난 건 하느님께 감사드릴 우연’이라는 가사가 이어진다. 피곤하지만 행복한 한 살 생일파티 추억을 공유하게 된 모카와 내가 만난 건 우연이다. 내가 반려의 마음을 가질 수 있던 것도, 모카와 가족이 된 것도 ‘그때 그곳에 어떤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팬더믹이 없었다면 혹은 내가 모카를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면 우리는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새로운 사건의 동물 학대 뉴스를 자주 접한다. 모카도 길에서 구조된 아이이기 때문에, 뉴스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심란하다. 길고양이들이 불운을 맞을 상황이 많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길고양이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고 싫어할 수 있지만,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해를 가하는 것은 불법이자 범죄이다. 대부분의 범죄를 소수의 사람이 여러 번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따르면, 작은 생명을 보호하는 일이 모든 생명을 보호하는 일이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동물 살해로 실형을 살거나 5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은 사례는 거의 없다.
고양이 집사든 강아지 주인이든, 반려인이 되면 자신의 반려동물뿐 아니라 타인의 반려동물이나 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누군가는 일주일에 한 번 비건 데이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봉사를 하기 시작하며 누군가는 동물권 강화를 위해 힘쓰게 된다. 늘어하는 반려 인구의 이런 긍정적인 오지랖이 느리더라도 모든 동물과 생명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