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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라 Aug 21. 2022

사진첩 최대 주주이자 나의 웃음 버튼, 모카

박장대소와 사진 찍는 법을 까먹지 않게 해주는 반려묘


최대 주주의 활약으로 핸드폰 용량이 부족해


    핸드폰을 바꿀 때마다 백업과 동기화 기능이 편리해서, 첫 아이폰 이후 어느새 8년째 아이폰을 쓰고 있다.(백업 외 다른 요소도 있지만)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도 있지만, 아이클라우드 외 서비스는 내가 만든 데이터를 한번 더 동기화해야 하는 귀찮음이 있어서 그냥 기본 아이클라우드를 쓴다. 아이클라우드를 쓰면 기기의 설정에서 on/off 버튼만으로  동기화를 시작/중단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의 아이클라우드에는 8년간 내가 만들고 선정한 데이터가 쌓여있는데, 모카와 함께한 이후 쌓이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직장인이 되기 전에는 틈날 때마다 여기저기 많이 놀러 다니며 나를 포함해 이것저것 여러 사진을 찍었다. 직장인이   신나게 노는 시간이 줄어들고,    코로나가 발병하면서 나의 사진 찍기는 뜸한 취미가 되어갔다. 그런데 모카와 함께한 이후 적어도 일주일에 3번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핸드폰을 든다. 어릴 때는 어릴 때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특이한 체질을  후에는 기록 삼아, 성묘가  후에는 일상의 모습이 귀여워서 셔터를 눌렀다. 예전의 나의 사진첩은 알록달록한 콜라주였다면, 현재 나의 사진첩은 진한 누룽지 포인틸리즘(점묘법)이다.

   함께한 지 대략 400여 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모카의 사진 개수는 최소 2000여 개가 넘는다. 모카의 독사진도 있고, 나와 함께한 사진도 있고, 지인과 함께한 사진들도 있다. 어떤 사진이든 기특한 아이폰 사진 앨범은 모카를 고양이라는 태그로 인식해주기도 하고, 메모리 주제를 모카로 하여 영상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본인은 탐탁지 않아하고 귀찮아하기도 하지만, 모카는 클라우드로 동기화되는 내 아이폰 사진첩의 최대 주주인 것이다. 그리고 평균 하루 5장의 사진은 요즘도 발행되고 있다. 이벤트 가득한 가끔의 특별한 날도 좋지만, 이벤트 없는 매일의 소소한 일상도 나는 모카와 함께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웃음이 부족해지면 이목화 버튼을 누르세요


    20대 후반이 되면서 좋은 점은 무던해진다는 것이고, 안 좋은 점은 무던해진다는 것이다. 숫자로는 몇 년 차이 안나지만, 학생이 아닌 사회인으로서 기쁨 슬픔 화남 즐거움 등을 몇 번 겪다 보니 어떤 일을 겪어도 하나의 사건이고 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감정을 배가 시키는 특별한 사건이 아닌 이상, 어떤 감정이 드는지 그리고 내가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재미도 취향에 따라 어떤 것을 하면 내가 즐겁다는 것을 알 뿐, ‘컴퓨터 게임을 처음 접한 초등학생’ 같은 엄청난 재미는 어떻게 찾을지 모르겠다. (이런 특성은 안 좋은 점일 수도 좋은 점일 수도 있다.)

    웃음도 그런 영역이자 사회의 리액션 중 하나였다. 친구들과의 수다나 예능을 보면 가끔 깔깔 웃기도 하지만, 내가 무언가를 실제로 보고 겪으면서 웃는 찐 웃음은 ‘낙엽만 떨어져도 웃던 시기’와 함께 지나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모카, 한글 이름으로 이목화를 보면, 정말 웃기다. 정말 웃기지 않을 때는 미소 정도로 웃기다. 익살스러운 표정이며 자연스러운 행동이며 이목화는 웃기다. 사람처럼(?) 소파에 누워서 꿀잠을 자는 모습이나, 집중하며 사냥을 하다가 슬랩스틱을 하는 모습이나, 오도독 오도독 남기지 않고 한 그릇 뚝딱 밥을 먹는 모습은 정말 재미지다.

        내가 너무 과몰입하는 건가 싶었는데, 본가 식구들도 그렇다고 하여 다행이었다. 본가 식구들은 가끔 모카와 영상통화를 하고, 첫 공유 목적이었던 인스타에도 열렬히 반응하는데, ‘요즘은 정말 웃을 일이 모카밖에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모카는, 한글 이름으로 이목화는, 정말 우리 집의 웃음 버튼이다. 이목화 버튼을 누르면 최소한 미소를 얻을 수 있다. 이씨네에 이목화 웃음 버튼이 있어, 행복을 자주 느낀다.


아이폰 사진첩의 최대주주 모카
웃음버튼 목화씨, 표정이 익살스러워요
하품과 놀이도 열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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