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나이, 열여섯

7 관계를 붙잡는 방식

by 백연서

나에게는 하나의 습관이 생겼다.

궁금하지 않아도, 안부를 묻는 것.


“오늘은 뭐 할 거야?”


그렇게 라도 해서, 관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었다.


“친구들 만나려고.”


이젠 그 친구의 일상에 나는 없는 듯했다.


아직은 멀어질 준비가 되지 않아

하루만, 하루만 더 하고

이어지지 않는 연락을 억지로 매듭지었다.


다음 날을 위해 일부러 전날 온 연락을 못 본 척하며 잠들었던 날도 있었으나,

그 친구의 단호한


“잘게”


그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바닷가의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부정하던 것들이 현실로 하나씩 돌아오는 순간 이유가 궁금해졌다.


내가 요즘 연락을 잘 안 해서인지,

아니면 이제는 나를 보기 싫어진 건지.


이유를 알고 나면 다시 처음처럼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늘 밝게 대답을 했다.

느리게 연락이 와도 빠르게 답장을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보고 싶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한 번만 더 만나서 우리가 왜 멀어지게 됐는지 얘기해보고 싶었다.


얼굴을 보고 얘기를 하면 감정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했다.


그럼에도 이것마저 부담이 될까 봐,

쓰다 지우다 반복하다 결국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가슴이 꽉 막힌 것 같았다.


어디다 속 시원하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내 상황을 알 리 없는 친구들에게 말하지도 못했다.


분명 마음이 통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 믿음이 오로지 나만의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제는 한숨도 못 잤다.

밤에 연락이 잘 되니깐,

잠이 안 와서 혹은 심심해서라도 연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먼저 연락을 해 볼 용기는 없었다.

또 기다려야 하고 또 실망할 용기가.


혹시나 하는 마음이 흐르고 아침해가 고이 올라올 때였다.


핸드폰에서는 알람이 끝끝내 울리지 않았다.

나는 그제야 받아들였다.


‘여기까지 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