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늦은 안녕
10년 만의 연락 끝에,
우리는 시간 속에 쌓아둔 궁금증을 하나씩 묻기 시작했다.
대학교는 어디로 가게 됐는지,
여전히 거기 그곳에서 사는지,
그동안 별 탈 없이 잘 지냈는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16살에 살았던 그곳에서 아주 먼 곳으로 이사를 갔다.
그 친구는 여전히 그곳에서 산다고 했다.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바뀐 것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뀌지 않은 것이 존재하긴 했다.
그 친구의 말버릇이었다.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특유의 예전 말버릇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형태를 보였다.
나를 아프게 만드는 것은 그것 만이 아니었다.
“너 그때 걔랑 친했잖아. 아직도 연락해?”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가서 아쉬웠었어.”
정확히 내가 친했던 중학교 친구의 이름, 고등학교의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지나간 것들을 기억해 내기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있었다.
옛 기억을 떠올리며 말을 이어가던 그 친구와는 다르게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할 수 있는 말은 적었다.
내가 모르던 차이가, 그 친구와 나 사이에 있었다.
시큰거리는 심장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한 번에 일깨워주었다.
이제야 전하고자 했던 내 물음과 마음은 결국 이번에도 끝내 전하지 못했다.
용기를 냈지만 더 큰 용기를 가지고 물러서야만 했던 마음이,
마침내 나를 놓아주었다.
그저 그 친구의 기억 속에 아직도 살아있는 나를 발견했다는 사실 하나만이 서글프도록 행복하게 만들었다.
바빠 보이는 그 친구를 괜히 붙잡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
짧은 재회를 끝으로 영원한 안녕을 고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꿈속에서도 마주치지 말길.
열여섯의 너,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