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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oomoon Sep 08. 2024

아이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 첫 모임

 모임 날짜는 토요일 오후로 정했어요. 어린이가 주말을 이용해서 모일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낳자는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어요.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제목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 첫 모임 안내     

  안녕하세요, 전국의 친구들!     

 제가 전에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에 대한 메일을 보낸 후 많은 학교에서 함께 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응답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의 첫 번째 모임을 진행하려 합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모임 날짜: 2024년 9월 14일 토요일

모임 시간: 오후 2시

모임 장소: 서울 잠실대교 옆 고수부지

안건: 모임 이름과 회장 선출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     

 

 이번 모임에서는 회장을 선출하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 그리고 어떻게 어른과 대통령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지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많이 준비해 주세요. 이 모임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어가요!

 다시 한번 여러분의 참여에 감사드리며, 그날 만나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초등학교 학생회장 낳자 올림     



  메일을 전송한 후, 낳자는 긴장이 풀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화면을 바라보았어요. 그러자 앞에 메일을 보냈을 때처럼 참여하겠다는 회신이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낳자는 그 답장들을 보며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고, 어린이들이 직접 모여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할 날만 남아 있었어요.

 모임 당일, 낳자는 출생이 그리고 미래와 함께 조금 일찍 잠실대교 옆 한강 고수부지에 도착했어요. 세 친구는 준비한 현수막을 걸고, 친구들을 맞을 준비를 했어요. 현수막에는 커다란 글씨로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잠시 후, 하나둘씩 각 학교에서 온 어린이가 고수부지로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학교에서 온 아이들이 어색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출생이는 주변을 둘러보며 놀란 표정으로 말했어요.     

 "와, 정말 많은 친구가 왔어! 이제 시작해도 될 것 같아. “     

 낳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어요.     

 "응, 이제 우리가 모여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많이 태어나는 나라로 만들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하면 부모님이 우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을지 이야기해 보자."     

 출생이와 미래에게 말하며 낳자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모인 친구들에게 미리 준비한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건넸어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낳자라고 합니다. 이메일을 보내 이 모임을 만든 사람이기도 해요. 여기 참석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먼저 이 모임의 이름과 회장을 뽑기로 해요.”     

 그러자 한 어린이 대표가 말했습니다.     

 “저는 이 모임을 만든 낳자 친구가 회장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누구보다 이 모임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모임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우리가 모일 수 있게 한 것으로 회장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임 이름도 낳자 친구가 붙인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을 그대로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활동할 내용도 아이를 많이 낳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낳자 친구 이름과 모임 이름이 꼭 맞아요.”


 그 말을 듣고 그곳에 모인 친구들이 손뼉을 치며 찬성했어요.      

 “맞아요. 우리 중에 낳자 회장님보다 더 이 일에 대해 잘 아는 친구가 없을 것 같아요. 찬성합니다. 낳자 회장님을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의 회장으로 추천합니다.”

 “찬성합니다.”

 “찬성합니다.”     

 여기저기서 찬성한다는 말이 나왔어요. 그러자 낳자는,     

 ”저를 믿고 회장으로 뽑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모임 이름도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메일에서 말한 것처럼, 오늘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많이 태어나고, 부모님들이 우리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여러분의 생각을 마음껏 말해주세요. “     

 모임은 이렇게 시작되었어요. 각 학교에서 온 어린이 대표들은 차례로 나와 자신들의 학교 상황을 이야기하고, 진지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어떻게 하면 전국의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한 어린이가 말했어요.     

 "아이를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어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합니다. 부모님들이 돈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해요.”     

 또 다른 어린이는 손을 들어 말했어요.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돈도 문제지만, 엄마들이 아이를 낳으면 경력 단절이 되어 다시 일할 직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어야 엄마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겁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집이 있어야 하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 형님과 누나들이 결혼하지 않으려 해요. 이 문제도 해결되어야 해요.”

 “직장 구하기도 너무 어려워요. 직장을 구하지 못한 형님과 누나들이 결혼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해요.”     

 많은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던 낳자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의견을 모을 수 있을까요?”     

 그러자 한 아이가 말했어요.     

 "우리 학교에서는 친구들 부모님께 직접 설문조사를 해볼게요!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물어볼 거예요.”     

 그 말을 들은 다른 친구도 말했어요.     

 "우리는 인터넷을 찾아볼게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아이를 많이 낳게 했는지 조사해 볼게요!”

 “저는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조사해 볼게요.”     

 아이들의 열띤 토론은 계속 이어졌어요. 서로의 생각을 듣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점점 더 구체적인 방안이 만들어졌어요. 토론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은 자신이 어른처럼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어요.

 모임이 끝날 무렵, 낳자는 친구들에게 마지막 다짐을 받았어요.     

 "오늘 이야기한 내용을 잘 정리해서, 어른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합시다. 우리가 힘을 모아 함께할 때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요! “     

 그 말을 들은 다른 한 아이가 말했어요.     

 ”어른에게 말해서 변하기 어려울 겁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요. 또 어른은 돈을 번다고 너무 바빠요. 낳자 회장님이 전에 메일에서 말했듯이 대통령에게 바로 이야기하는 것이 어떻겠어요?”     

 그러자 모인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어요. 낳자는,     

 ”조용히 해주세요. 그 일은 다음 모임에서 다시 의논해 보기로 해요. “     

 이렇게 의견을 모으고 마지막으로 모인 어린이들이 파이팅을 외쳤어요.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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