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부족할 거면 다시 가져오세요. 책임자가 맞는지 의심스럽군요.”
회의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내 자리로 돌아와도 머리가 멍했다. 노트북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은 지쳐 있었다.
"왜 나는 항상 이렇게 버티기만 할까?"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곧 가슴속 깊은 곳에서 익숙한 대답이 떠올랐다. 가족 때문이었다.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책상에 앉아 있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딸아이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아빠, 오늘 힘내! 아빠 응원해!”
짧은 한 줄의 문장이었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고단했던 마음을 단숨에 녹였다. 나를 기다리고,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은 무겁게 느껴졌던 하루를 조금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퇴근길, 동료가 푸념 섞인 말을 꺼냈다.
“진짜 매일같이 이렇게 일만 하다 보면 내가 뭘 위해 사는 건지 모르겠어요.”
나도 그 말을 이해했다. 하지만 나는 대답했다.
“맞아, 힘들지. 그래도 집에 가면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견딜 수 있는 거 같아.”
동료는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하게 웃었다. 나는 알았다. 결국 우리가 버티는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나에게는 가족이라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걸.
집에 도착하자마자 딸아이가 달려와 안겼다.
“아빠, 오늘 힘들었어?”
나는 딸아이를 안으며 말했다.
“조금 힘들었지만, 네 덕분에 괜찮아졌어.”
그날 밤, 아내와 차를 마시며 하루를 이야기했다.
“요즘 회사에서 많이 힘들지 않아?”
“힘들지. 하지만 가족이 있어서 견딜 수 있어.”
아내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내 어깨에 있던 짐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회사는 여전히 힘들고, 내일도 또 새로운 일이 쏟아진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집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가족 때문이라는 걸. 가족은 나의 버팀목이자, 내가 살아가는 이유다.
그리고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내일을 맞이할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