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liyah

너무 이르게 진 R&B의 별

by Charles Walker
aaliyah.jpg Aaliyah - Age Ain't Nothing But A Number (1994)

알리야(Aaliyah)는 1979년생으로, 15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원숙한 실력을 뽐내며 R&B 씬에 등장했다. 미국의 90년대는 R&B 음악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시절로, 보이즈 투 멘(Boyz II Men), 베이비페이스(Babyface),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등이 그 선봉을 이끌고 있던 시기였다. 그 기라성 같은 스타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견줄 정도의 새로운 별이 등장했는데, 그 별이 스무 살도 채 안 된 소녀라는 사실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알리야의 보컬은 특별한 기교 없이 담백하고, 맑고 여린 미성이다. 크고 강력한 성량을 뽐내는 디바형 보컬은 아니고, 굳이 계보를 따지자면 자넷 잭슨(Janet Jackson) 같은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나라에 R&B가 들어오면서 남자 가수들은 화려한 기교(일명 '꾸부리'라고 하는)나 호소력 짙은 발성(일명 '소몰이'라고 하는) 일색이었고 여자 가수들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이나 머라이어 캐리를 얼마나 똑같이 따라하는지가 그 평가 기준이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알리야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오히려 2001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알리야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주목받게 된 다소 안타까운 케이스이다.


알리야의 데뷔 앨범인 이 [Age Ain't Nothing But A Number]의 뒤에는 '악마의 재능' 천재 프로듀서 알 켈리(R.Kelly)가 있다. 앨범 커버에 흐릿하게 등장한 인물 또한 바로 알 켈리이다. 알 켈리가 음악을 만들어내는 실력은 인정하지만, 그가 수많은 여성을 대상으로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인 만큼 알리야를 인간적으로 어떻게 대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무수한 추측이 오가는 중이다. 모르긴 해도 알리야에게는 애증의 대상이지 않았을까. 자신을 메인스트림에 올려준 존재라는 점에서는 고마웠겠지만, 그 외의 다른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앨범 제목인 'Age Ain't Nothing But A Number'를 해석하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정도가 되겠다. 이 말은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하는 말일 텐데, 알리야의 경우는 나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하는 말이 되었다. '그래 나 어리다. 그게 뭐 어때서? 이렇게 잘하는데?'라는 함의가 있는 것이다. 얼마나 멋진가? 알리야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가슴에 새겨둘 만한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겼는데 나이가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당장 버려라!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수군대든 상관하지 마라. 법이나 윤리에 저촉되지 않는 일이라면,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누구든 무엇이든 해도 된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건 내가 어린애들과 섞여 힙합댄스를 배우다가 실패한 경험으로 이미 겪어봤기에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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