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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공간벌레 May 27. 2024

후회하는 사람이 좋아

2024년 5월 27일 월요일 오전 12:42

우리 아빠는 후회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나는 그런 아빠가 좋다.

과거의 어리석었던 자신을 후회하며 현재의 나에게 미래의 나를 위해서 자신의 후회를 고백한다.


나도 후회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후회 없는 삶을 살기는 불가능해 보이니.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이거나 본인을 제대로 돌아볼 줄 모르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우리 아빠가 후회할 줄 아는 지질한(또는 그렇게 보이는) 인간이라서 참 좋다.


한 편으론 신기하다.

자존심에 아무리 늙어도 아니 늙을수록 자신을 성숙시키지 않는 사람이 세상에 차고 넘쳤는데,

아빠는 어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태도로 배우기를 끝없이 하는 걸까?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여태 유지하고 사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신의 가호가 있는 것이겠지.

 

나도 선택을 해야 한다.

이런 바보 같은 삶을 살 것인지, 남들 눈에 맞춰 적당히 굴러가는 삶을 살 건지.

아빠에겐 미안하지만 나는 바보 같은 삶을 살아갈 용기는 없다.

그렇다고 남들 눈에 맞추는 어리석은 선택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의 순수함을 지키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부지런한 삶을 살 것이다.

상상만 해도 바쁘다.

하루가 1초 같으면서 1년 같다.

나를 지키려면 이정도는 부지런해야 하는가 보다.


이런 면으론 바보 같은 아빠를 쏙 빼 닮았다.

똑띠와 바보 그 사이.

어쩔 수 없이 나는 그렇게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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