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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MMORPG는 누가 원하는가?

QA가 밝히는 불편한 진실

by 침착이

-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



오늘은 조금 자극적이지만 게임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그러나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합니다. 대형 게임회사(특히 우리나라)에서는 AAA급 MMORPG를 출시할 때 PC와 Mobile 환경을 모두 잡는 소위, 크로스 플랫폼 게임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PC로 볼 때 그래픽은 완벽하고, 연출은 영화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모바일로 실행해 보면, 글씨는 지나치게 작고 버튼은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조작은 어색하고, 인터페이스는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불편한데 정말로 유저들은 대형 MMORPG를 Mobile로 즐기고 싶을까요?


품질 리스크의 확장

겉으로는 하나의 게임처럼 보이지만 QA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두 개의 환경입니다.


PC: 수십 종의 CPU, GPU, OS 조합

모바일: 수백 종의 기기, 통신 환경, OS 버전

이 두 플랫폼이 실시간으로 같은 월드에 접속해야 합니다. 세션 동기화, 서버 부하, 그래픽 스케일링, 입력 구조 등 확인해야 할 요소들은 끝이 없습니다. 결국 QA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생태계 두 개를 동시에 검증하는 일이 됩니다. QA 조직이 저희 회사만큼 규모가 크지 않는 회사에서는 당연히 두 배의 리소스가 들어가는 만큼 QA 리스크가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PC 중심 개발 파이프라인

대부분의 MMORPG는 여전히 PC환경을 기반으로 개발됩니다. 디버깅 툴, 메모리 트래커, 로깅 시스템 등 모든 QA 도구 역시 PC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Mobile 기기는 항상 불리한 조건에서 QA가 수행됩니다. 로그 접근이 제한되고, 테스트 효율은 떨어지고 결국 Mobile 기기 테스트는 러프하게 진행되거나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게임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결국 돈

QA 담당자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대부분 이용자들도 그대로 체감합니다. 다만 자동사냥, 원격 접속, 매크로 기능 등으로 그 불편함은 “참을 수 있는 불편함”으로 전환됩니다. 이용자는 완벽한 조작감보다 ‘언제든 접속 가능한 접근성’을 선택하고, 개발사는 그 구조 속에서 BM(과금 모델)을 최적화합니다. 결국 지금의 크로스 플랫폼 MMORPG는 완성도보다는 접근성을 우선하는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호환성QA를 담당하다 보니 정말 많은 게임을 QA 하고 겪게 되지만 Mobile 기기로 호환성QA를 수행할 때 정말 힘들고 종종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MMORPG를 Mobile 기기를 메인으로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결국 보조적인 수단이지 않을까?

크로스 플랫폼 게임은 결국 기술의 진보를 나타내었지만 동시에 불편의 기록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주는 또 다른 게임 리뷰로 찾아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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