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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CBT 이후

로스트아크 모바일과 헤븐헬즈

by 침착이

- 어떻게 게임이 변하니, 변하는 건 사람이지 -



최근 두 개의 CBT에 참여했습니다. 하나는 로스트아크 모바일, 다른 하나는 헤븐헬즈였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게임 모두 오래 붙잡고 있지 못했습니다. 하루 한 시간 정도 해보다가 금세 흥미가 떨어져 더 이상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이 게임은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헤븐헬즈는 서브컬처 특유의 캐릭터 수집의 재미가 있고 가챠의 재미가 있지만 초반 루프가 너무나도 익숙했습니다. 전투는 거의 자동으로 흘러가고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뽑기 -> 강화 -> 스테이지 순환의 반복 속에 게임이 진행되어, 이 눈에 익은 패턴은 편하지만 그만큼 설렘도 줄어들었습니다. 새로운 이유가 보이지 않는 게임은 오래 붙잡기 어렵습니다.


원작에 대한 애정이 없을 때 MMORPG는 진입 자체가 어렵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경우, 저는 PC 버전을 거의 해보지 않은 사람입니다. IP에 대한 애착도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MMORPG는 본질적으로 “시간을 들여야 재미가 보이는 장르”입니다. 그걸 모바일로 옮겼을 때는

작은 화면과 짧은 세션 안에서 설득해야 하는데, 저는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왜 모바일이어야 하는가’가 설명되지 않으면 몰입은 더 빨리 꺼집니다.


너무 많은 게임을 경험했다는 아이러니

게임을 좋아하고, 또 직업적으로 매일 분석하다 보니 새로운 게임을 볼 때도 자연스럽게 비교가 먼저 들어옵니다.

“이건 ○○ 게임과 비슷하네.”

“이 구조는 △△ 때 이미 봤던 방식인데…”

이런 식으로 ‘판단’이 ‘재미’보다 앞서게 됩니다. 익숙함의 피로도는 생각보다 훨씬 큰 요소였습니다.


두 게임이 재미없었던 게 아니라, 지금의 제가 원하는 ‘몰입의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다는 것입니다. 명확한 목적, 새로움, 빠른 납득, 그리고 시간 투자에 대한 설득력. 이 네 가지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예전처럼 금방 빠져드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변하는 건 사람이지'.

결국 변한 건 '게임'이 아닌 '사람의 기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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