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며칠째, 그녀는 같은 공장에서 같은 빛을 모았다.
하루의 끝마다 손바닥엔 희미한 불빛이 묻었고,
몸은 그 빛만큼이나 점점 투명해졌다.
일은 익숙해졌지만 마음은 점점 공허해졌다.
모은 빛으로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삶.
살아 있을 땐 돈이었고, 지금은 빛이었다.
그러나 본질은 같았다. 더 많이 가진 자가, 사라 지지 않는다..
어느 날, 공장 지붕 틈으로 아주 밝은 빛이 흘러들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그 빛을 막았다. 손끝이 타는 듯 뜨거웠다.
“위험해!” 누군가 외쳤다.
하지만 그녀는 그 손을 내리지 않았다.
그 빛 속에서, 누군가의 온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눈을 감자, 그 안에서 짧은 장면이 스쳤다.
차 안, 빗속, 핸들을 잡던 손,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향해 뻗어오던 손.
“……당신?”
눈을 떴을 때,
빛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대신 그녀의 발밑에,
작은 구슬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그것은 다른 구슬들과 달리
아주 따뜻하고, 고요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일터가 끝나면 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무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모두가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었지만,
아무도 하늘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밤이 되면 빛의 도시가 또렷하게 보였다.
거기선 별이 아니라 영혼들이 만들어낸 ‘빛의 호수’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낮게 속삭였다. “저곳… 누가 있는 걸까.”
대답은 없었다. 다만, 멀리서 한 줄기 빛이 다시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 빛은 그녀의 머리 위를 스쳤고, 잠시 동안 세상이 고요해졌다.